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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Jun 24. 2024

이젠 듣기 싫어요.

라고 말 하고 싶었다. 

한참을 화풀이를, 속풀이를 듣고 있노라니 마음속에서 

'이젠 듣기 싫다, 그만하시면 좋겠어요'라는 마음이 들었다.


아빠에 대한 원망 섞인 마음, 물론 잘못은 아빠에게 있지만 

어릴 적부터 듣고 자란 아빠의 대한 부정적인 말들과 엄마아빠의 대한 모습을 보고는

'나는 정말 욕하지 말아야지, 나는 정말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거야'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싶었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동생은 그 반대로 생각하는 것 같다. 딸 셋 중 첫째와 셋째는 결혼을 했다 보니

간접경험하게 된 결혼생활, 그리고 엄마 아빠의 모습 속에서 어쩌면 긍정적인 결혼상을 받지 못했나 보다.


한때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

엄마 고생만 시키는 아빠, 아빠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았고 지금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  아마, 막냇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깊은 곳의 상처. 그것으로 인해 엄마와 아빠는 마음속의 골이 더 커진 것 같다. 얼마 전 셋째와의 통화를 하다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아빠는 자식을 품에 안고 있었다가 먼저 보냈기에, 그 상처가 자신의 잘못이라는 그 마음이 아마도 아빠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좀먹는 거 같다면서. 

그 아픔을 어찌 가늠할 수 있을까,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러서 잘 몰라서 그러는 부분도 있을 테지만

아빠라고 생각하는 그런 평범한 아빠의 모습과는 정말 많이 달랐다.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부모상을 배우지 못한 것도 있지만, 고집이 세셨고 소위말해 자기 마음대로 하셨던 분이셨다. 가끔 아빠는 무슨 생각을 하실까 싶기도 하다.


버리지 못하는 그 마음이

집 마당에 자꾸만 쌓여가는 고물들, 물론 소일거리들로 하신다고 하지마는 깔끔한 엄마에겐 여전히 부딪히는 요소들이다. 나 또한 집에 갈 때마다 쭉 늘여져 있는 고물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한때 이해해보려고도 했었는데, 한때는 엄말 힘들게 하는 사람, 자기 멋대로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조금은 이해까지는 못해도 그럴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생각하기도 힘들지만 내 품에 있던 아이를 먼저 보낸 마음, 내가 안고 있었기에 내 잘못이라는 마음이 

어쩌면 더 클지도.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프고, "아빠 탓이 아니야"라고 마음속으로 연신 되뇌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히면 참 어렵다.


엄마는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신다.

내가 먼저 죽으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아빠에게는 또 내가 먼저 죽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 잘 좀 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시면서 또 한바탕 하셔서 오늘 쏟아내셨던 말들.


'그래 엄마가 어디다가 이야기를 할까'

엄마의 마음도 아빠의 마음도 그 무너지고 상처받은 그 마음을 내가 어떻게 해드릴 수 없기에

나는 생각날 때마다 기도한다. 

하나님, 제발 빨리 만나주세요. 엄마의 상한 마음 고쳐주시고, 아빠의 그 마음도 고쳐달라고.


여전히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저 들어드리는 수밖에.

아빠가 또 왜 그러셨을까, 하고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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