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산책 Aug 14. 2024

그때 그랬다면 우린 만났을까?

열일곱이었던 우리

푸릇푸릇했던  열일곱 살, 처음 만났지.

수줍던 너와 나의 첫 만남, 처음 갔던 교회라서 어색함 속에서 잘 챙겨주던 모습으로 친해졌을까.

여고를 다녔기에 좀처럼 남자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었던 나였기에 정말 어색했었다.

너도 어색했을까, 아님 어색해하는 나를 배려해 주기 위해서 그랬을까, 친근하게 대해주었던 그 시간들이

어색함 속에서도 고맙게 느껴졌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면서 고3이 되었던 우리는 

삐삐나 핸드폰이 없었던 그 시절, 사서함이라는 것을 통해서 메시지를 남기면서 그렇게 서로를 응원했다.


같이 공부를 하기도 했고, 그렇다고 데이트를 한다거나 그런 것도 아닌

정말 순수함 속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그때 좋은 감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주변의 친구들도, 주일학교 선생님들도 어느 정도 아셨던 그런 사이.


20년이 훨씬 지나 다시 만났다.

왁지지껄 그 시절들의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추억에 잠겨본다.

"그때 있잖아, 너네 엄마한테 우리 엄청 혼났었다. 우리 딸 공부해야 한다면서"

"어? 정말 그랬어? 몰랐어"

사실 나도 그 친구 엄마에게 우리 아들 공부해야 하고, 너도 공부해야 하니까 나중에 연락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한 친구가 너네 둘 다 친구인데, 그때 나 참 힘들었었다면서

어린 시절이라서 엄마가 말씀하시는 게 무서웠을 것이고, 사랑이니 뭐니 사귀니 그런 것도 아닌

그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꿈 많던 푸릇한 청소년이었던 우리의 시절이.

그때 그래도 내가 너 내둘 계속 만나봐!라고 했었으면 어땠을까, 라며 친구가 이야기를 꺼낸다.


"될 인연이었으면 어떻게든 됐겠지, 그렇지 않을까?"


한참의 시간이 지나 

우린 다 같이 친한 친구들이고 언제 만나도 행복한 친구들이면 된 거지 뭐.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돌아오며

나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니 종종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긴 했다.

우리가 그때, 만약 계속 만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별별챌린지 #글로 성장연구소 #첫사랑 

작가의 이전글 별별챌린지 6기를 마무리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