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삐삐 말고
삐삐를 아시나요?
휴대폰이 막 나오기 시작했던 그때 무선전화기는 진짜, 무전기보다도 더 컸던 그런 전화기가 있었다.
엄마는 보험회사를 다니고 다니셨기에 일 특성상 전화기가 필요해서 구입을 하셨었다. 그 당시 굉장히 비쌌던 기억이 난다.
무슨생각이었는지, 엄마에게 투덜거렸다.
나도 삐삐가 가지고 싶다고, 그때 사춘기가 지나가고 있었던 때기는 했지만 가끔씩 엄마의속을 긁는 말을 했떤것 같다. 그날 잊을수가 없다. 엄마가 무엇때문인지 굉장히 속상해 하셨던 것같다. 전화통화를 하셨던거 같은데 뭔가를 내게 던지셨다.
그건 투박한 삐삐가 아닌 진짜 귀여운 모양의 삐삐였다.
전화기가 없던 시절, 사서함 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해서 친구들끼리 메세지도 주고 받았었는데
삐삐가 있으면 메세지를 그 번호로 남기기도 하고, 전화 번호를 남기면 전화를 걸기도 했었다.
곳곳에 있었던 공중전화기.
갑자기 공중전화기, 빨간 전화기, 다이얼을 돌려서 전화를 해야만 했던 전화기도 생각이 난다.
다이얼을 어디까지 돌려야하는지 몰라서 전화거는것에 어려움을 느꼈던 이팔청춘 꽃다운 나이였던 그때,
엄마가 생일선물로 사주신 삐삐였지만,
그날따라 생일인데 상한 쌀인지도 모르고 상한 쌀로 밥을 해주셔서 화를 냈었고,
사실 일다니시면서 아침,저녁 집안일까지 정말 완벽하리만큼 하고 다니셨던 엄마에게 할 말은 아니였는데
그땐 그런것보다 "나" 에 대한 감정만 보였을때니까.
가끔 우스겟소리로 이야기한다. 엄마가 생일에 나 썩은밥 줬잖아 하고..
다 추억이지만, 그땐 참 왜그렇게 화를 냈는지 모르겠다.
문득 삐삐가 생각나는 오늘,
전화만 하면, 문자만 하면 바로바로 소식을 들을수 있지만
삐삐였던 그 시절, 메세지가 도착했을때 공중전화를 찾아 헤메이면서 어떤 메세지가 왔을지 기대하며
찾아다녔던 그때, 그날이 떠오른다.
엄마의 눈물도 함께,
엄마의 화 도 함께,
비하인드..
엄마가 화가나면 삐삐에 꼭 열여덜을 무한 반복해서 찍으셨던 기억도.....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