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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Sep 17. 2024

화려하진 않아도 소박하지 않은 친정밥상

아니 화려한가, 추석날 친정집 밥상

분명, 집에 있는 음식 위주로 따로 장 보지 않겠다던 엄마는

추석인 오늘 당일 아침 동생과 함께 장을 봐오셨다면서 동생이 말을 했다.

시댁에 갈 음식들 장 보러 갈 건데 같이 가자고 했을 때는 집에 음식이 많다면서 살필 요 없다고 하셨는데 막상 음식이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장을 봐오셨단다.


시댁에서의 상차림은 사진 찍기 쉽지 않은데,

친정집 밥상은 모일 때마다 찍게 된다. 요리사인 동생이 있어서 더 그렇기도 하지만,

잘 먹는 조카들과 아들들, 그리고 가족들의 차려진 밥상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 또한 기쁨이니까.


동생은 그랬다.

딸 셋 중 둘째만 빼고 결혼을 한 터라 명절 때나 생신 모임 때가 되면 늘 음식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엄마가 점점 연세가 드시니 둘째가 음식을 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나와 막내는 시댁에 다녀오니 음식에, 차리고 치우는 등의 여러 일들을 혼자 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엄마와 음식 하면서 의견충돌도 생기다 보니까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막상 차려진 밥상에 잘 먹는 것을 보면 또 제일 기뻐하는 것도 동생이긴 하다.


밥상의 메뉴 중 제일은 엄마표 장조림, 엄마가 해주는 장조림은 정말 최고!

잘 삶아진 소고기와 계란, 소고기는 정말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이 정말 딱이다.

엄마표 장조림에 밥한술이면 정말 밥도둑!


조카들이 연어를 좋아하는 걸 알고는 생연어를 사다가 썰어서 양파무침까지!

처음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는 나도 집에서 해봐야겠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음식을 하는 것만 해봐서 많이 못하는 결혼 14년 차 주부.


문득, 매 해 명절에 이렇게 가족이 모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다고 느껴지는 오늘이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친정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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