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엄마
평일에 숙제를 하다 보면 TV를 비롯해 미디어를 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주말로 일정시간을 주고
보도록 같이 규칙을 정했다. 한 번은 토요일 6시간 까지 볼 수 있었는데, 밥 먹는 시간 잠깐 빼고 아니 밥 먹으라고 하지 않으면 밥도 먹지 않고 내리 앉아서 tv를 보는 모습을 보니까 왜 그렇게 속이 터지는지.
몇 차례를 보다가 결국 가족회의를 했다. 내리 6시간을 보는 건 좀 아닌 것 같으니 3시간씩 나눠서 토요일, 일요일 보면 좋겠다고 하니까 그렇게 수긍을 했었다.
그런데 자꾸 아이들이 학교 가야 하는데 기상시간이 자꾸 늦어져서 정말 너무 피곤한가,
숙제나 혹은 시험이라서 늦게 자서 그런가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밤, 이상하게도 그런 날은 '촉'이 있다.
방문을 열었다. 후다닥. 어? "지금 뭐 하는 거야?" 아니 지금 막 진짜 지금 막 켰다면서
노트북을 열어서 영상을 보려는 찰나에 내가 방문을 연 것이다.
그게 몇 번이다 보니 주말에 tv를 보는 시간이 삭감되어 2시간이었다. 그렇다고 팍팍하게 한 것은 또 아니다.
중간에 아빠랑 게임을 한 적도 있고, 다 같이 프로그램을 보거나 영화를 보기도 하니까
다 같이 영화를 보는 시간은 제외하기로 했었기에.
별나다, 유별나다라고 할 수 도 있겠지만, 리모컨을 두고 나가니 몰래 보는 일들이 생겨났고
유혹하게 만드는 리모컨을 들고나가겠다고 해서 그 뒤로 가지고 다녔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집에 들어오면 "기기의 전원을 연결할 수 없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화면이 켜져 있는 상황이 몇 번 계속되었었다.
닌텐도를 했었나 싶었는데. 오늘 TV를 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아빠가 아이들과 게임하려고 x-box 조이스틱을 따로 구매했었는데, 그걸로 Tv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아, 순간 배신감 같은 느낌이 들면서 화가 났다.
아빠는 알고 있었다. 나만 모르고, 그리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몰래 봐왔다는 그 사실.
그러면서도 주말은 또 보려고 애썼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화가 났다.
"이제 주말 TV는 없어, 평일에 볼 수 있으니까 너 내가 알아서 해"라고 말해버렸다.
그리고는 계속 화가 안 풀린다.
그게 뭐 대수인가 싶기도 하면서도 난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건지.
그저 아이들이 엄마 말만 잘 따라준다면 그 또한 이상한 건데,
오늘은 쉽사리 화가 누그러지지 않는다.
몰래 봤다는 사실 때문인지, 아빠랑 같이 한 팀이어서 그런 건지, 둘 다인지, 화가 난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