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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선 말이여

내가 제일이란 말이여

by 푸른산책

여기도 장날이 있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였던 도시의 중심가.

읍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은 작은 마을의 상가들 중

눈에 뜨인 곳은 수선가게였다.


"이 동네선 말이여, 내가 제일이란 말이여!"


이렇게 말을 하면서 구두 밑창을 새로 붙이려 크기를 재는 것 같아 보인다.

뒤편에는 구두나 각종 신발의 수선을 할 수 있도록 부자재들이

오매불망 자신의 차리가 언제가 될지 순번을 세며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따뜻해 보이는 털신에, 실내화에, 종류별 밑창까지, 그리고 장갑들도 보인다.



이 동네에서.

내 분야에서.

내가 하는 일 중에서는.

나 만큼 잘하는 사람이 없단 말이여!


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함이. 내겐 부족하다.

타인들이 아무리 인정을 해줘도 나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

어느 정도까지.라는 기준점이 너무 높아서 그런 것인지

기준점을 잡지를 못해서 그런 것인지.

나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해서 그런 것인지.

칭찬을 들으면 진심으로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는 말이라고 생각되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세워주지 않으면,

누가 나를 인정해 주고 세워줄 수 있단 말인가.


꼭 완벽하지 하지 못했을지라도, 다 끝내지 못했을지라도

"잘했어, 이렇게까지 한 것도 잘한 거야, 포기하지 않았잖아!

천천히라도 꾸준히 하는 것도 어려운 건데 잘하고 있는 거야! "라고

나 스스로를 토닥여주고 싶은 밤이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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