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 2

유럽대륙, 6번째 나라, 1번째 도시

by 해피썬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가 그렇듯 아테네도 한 관광지에서 다음 관광지까지 서로 가까운 위치에 있어 교통편을 이용한 이동보다 조금씩 걸어서 이동을 하는 게 볼거리를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자주 오지 않는 대중교통을 기다리는 것보다 시간도 덜 걸린다.


본격적인 아테네 관광을 하는 날은 많이 걷는 날로 각오를 하고 있었던 만큼, 아침에 일어나서 나와 남편 모두 컨디션이 원래대로 돌아왔을 때 굉장히 반갑고 신이 났다. 하루 종일 걷는 날엔 아침에 가벼웠던 짐도 시간이 지날수록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지는 만큼 이날은 핸드폰 외에는 작은 배낭 하나에 약간의 돈과 고프로만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먼저 아테네의 랜드마크라 아테네에 오면서 가장 기대했던 아크로폴리스로 향했다.

높은 언덕이라는 뜻에 맞게 고지대에 위치한 아크로폴리스는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시절, 우리가 어릴 때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서 접한 신들을 모시는 신전이 세워져 있던 곳이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자기들이 모시는 신에게 얼마나 충실한지를 증명해 보이기 위해 경쟁하듯이 더 멋진 신전을 건축하고 그 신전에 자주 오가며 제물을 바쳤기 때문에 아크로폴리스는 자연스럽게 신앙의 중심지이자 도시의 중심지가 되었다.


아무래도 고지대에 있다 보니 걸어서 올라가는 길은 약간 힘들었지만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다 보니 아크로폴리스의 입구에서 뒤를 돌면 아테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잠시 아테네의 풍경을 감상하고 본격적으로 아크로폴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 쪽으로 이동했다.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의 수호 여신인 아테나에게 바친 신전으로 가장 완벽한 비율로 지어졌다. 그래서인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1호 문화유산이면서 동시에 유네스코를 상징하는 마크도 파르테논 신전에서 따와서 사용하고 있다. 신용카드 등에 많이 적용되는 1:1.618의 황금비로 지어진 건축물이라 많은 사람들이 신전을 향해서 카드를 꺼낸 후 완벽하게 일치하는 모습을 인증샷으로 찍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우리 역시도 카드를 꺼내 들고 그 무리에 동참했다.

다른 곳에 비해서 훼손된 부분이 덜해서 한쪽이라도 온전한 기둥과 신전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100% 완벽한 모습이 아닌지라 우리가 여행하던 때 복원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고대 시대에 비해서 기술이 부족한지, 아니면 비용적인 문제 때문인지 파르테논 신전 복원작업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가 구매한 티켓은 디오니소스 극장 입장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그 앞까지 갔다.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에서 할배들은 직업이 배우라서 그런지 디오니소스 극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우리보다 더 깊었다.

우리는 그냥 극장터구나, 중앙에서 연극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잘 들렸겠구나 정도의 감탄이었는데 그들은 연극을 하며 배우고, 본인들이 직접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몇천 년 전에 이미 잘 지어졌던 극장의 형태에 감탄하고 한동안 그곳에 머물러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오니 출출해져서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마침 가까운 위치에 그리스식 케밥이라고 할 수 있는 기로스를 판매하는 식당이 있었다. 미리 알아보고 간 집이 아님에도 맛집인지, 아니면 간단하게 식사가 가능해서인지 앞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어 우리도 그곳에서 돼지고기 기로스와 닭고기 기로스를 하나씩 사 먹었다. 피타 브레드 안에 고기와, 감자튀김, 야채와 샤워 소스 등이 듬뿍 들어있어 맛도 좋고 꽤 든든한 한 끼였다.



점심을 먹고 체력을 다시 보충한 우리는 아테네 올림픽 경기장에도 가보기로 했다.

걸어가는 길에도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에 의해서 건설되었던 하드리안 개선문, 제우스 신전의 남아있는 기둥 등 고대 유적지의 흔적이 남아있고, 그 흔적들은 가까이에서 보지 않더라도 길을 지나가면서도 볼 수 있어 신혼여행 때 로마를 걸었을 때처럼 지루함을 느낄 시간 없었다.


올림픽 경기장에 도착해서는 트랙을 달려보고, 관람석, 특히 황제를 포함한 고위 인사들의 자리였다는 관람석에도 앉아 귀족 흉내도 내보고, 시상대에도 올라 우승자 퍼포먼스도 해봤다.

올림픽 뮤지엄이 포함된 티켓이어서 들어간 내부에서는 그동안의 올림픽 기념 포스터와 성화를 볼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1988 서울 올림픽 포스터와 성화를 발견하니 반가워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울 올림픽 때는 사실 어려서 개최지로서의 열정을 직접 느껴보지 못했는데 2002년 월드컵 때의 흥분을 생각하면 또 한 번의 올림픽을 한국에서 하면 얼마나 신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아테네는 도시 곳곳이 고대의 도시에 와있는 느낌이었는데 우리가 머무는 동안 해가 잘 드는 날씨여서 하루 종일 걸어 다녔음에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과일 가판대의 빨갛고 노란 쨍한 과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활기가 넘쳤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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