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 다시 9번째 나라, 4(5)번째 도시
마드리드에서 머물던 숙소는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프라도 미술관에 가까웠는데 프라도 미술관은 평일 저녁 6시부터 8시, 주말과 공휴일엔 저녁 5시부터 7시까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무료입장을 하려면 현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데 티켓 수량이 제한되어 있어서 혹시 기다렸다가 미술관에 못 들어갈까 싶어서 입장시간 전에 미리 줄을 섰다. 우리도 나름 일찍 줄을 섰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 같은 관광객이 아니라 현지인들도 매일 무료로 입장이 되는 미술관 혜택을 많이 이용하는 걸로 보였다.
아무래도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입장을 하다 보니 미술관 한 층을 둘러봤을 뿐인데 금세 지쳐버렸다. 프라도 미술관이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고 매일 무료입장이 가능하니 매일 저녁 무료입장시간에 가서 조금씩 관람하자는 얘기를 하고 첫날은 금방 돌아왔다.
그리고 그다음 날부터 이어진 연휴에 줄 선 사람들이 너무 많아 처음 우리의 계획과 다르게 첫날 미술관 방문이 우리의 마지막 방문이 되어버렸다. 첫날 유명한 작품을 보기도 했고 다음 도시에서 더 많은 미술관을 들릴 예정이라 아쉬운 마음은 남지 않았다.
숙소 가까운 곳에 프라도 미술관뿐 아니라 레티로 공원이 있어서 낮 시간에 산책을 하곤 했는데 평일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를 하거나 가족과 함께 가벼운 산책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연휴에는 날씨까지 좋아 많은 사람들이 호수에서 노 젓는 배를 타며 단조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원을 걷다 보니 골조만 철로 되어 있고 그 외 건물 대부분을 유리로만 지은 크리스탈 궁전이 나와 들어가 봤다. 1887년에 지은 건물이라는데 100년도 더 된 건물이 돔 모양의 지붕을 포함해서 아름다운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어 있고 아직도 관리가 잘되어 있어서 놀라웠다.
무료 관람이라 안에도 들어가 봤는데, 지금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우리가 방문했을 땐 바닥이 유리가 아님에도 바닥을 보호하기 위한 덧신 같은 것을 줘서 신발 위에 씌우고 들어가야 했다.
유리로 된 실내라 해가 잘 들어와서 그런지 낮의 실내는 더 따뜻해서 평소보다 좋은 날이라 해도 겨울에 접어들고 있어 장시간 밖에 있으면 추운 날씨 속에서 몸을 잠시 녹이고 갈 수 있어서 좋았다.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는 가깝게 갈 수 있어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기차를 타면 30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대신 기차역에 내려서 세고비아 시내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되고 마드리드에서부터 세고비아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도 1시간 30분 밖에 걸리지 않아 우리는 버스를 이용했다.
버스 타고 가는 중에 비가 오기 시작해서 돌아다니기 괜찮을까 걱정을 했는데 도착한 세고비아는 비 오는 모습까지 운치 있는 동네여서 마음에 들었다.
세고비아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로마 시대에 강에서부터 시내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건설한 수도교 때문인데 전체 길이가 813m이고, 바닥에서부터 가장 높은 지점까지의 높이가 28.5m나 돼서 이 대단한 건축물을 보러 많이 방문한다.
더 놀라웠던 건 화강암을 접착물 없이 쌓아 올렸음에도 아직까지도 다리의 모양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수도교 옆에 있는 계단을 올라 시내 쪽으로 가니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상점과 가게들이 눈에 보였다. 세고비아 대성당 앞을 지나서 세고비아에서 유명한 또 다른 건축물로 세고비아 성으로도 불리는 알카사르(Alcazar)로 이동했다.
알카사르는 디즈니 만화영화 "백설공주" 성의 모티브라고 알려져 있는데 건물 자체도 멋졌지만 그날 안개 낀 날씨와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더 예뻤다.
건물 외관 자체가 백설공주 성과 같다는 점이 좋아서 간 거라 굳이 내부 관람을 하는 대신 건물 주변을 돌면서 산책 겸 구경을 했다.
세고비아에서 마드리드에 도착한 후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마드리드의 스페인 광장에 들려서 돈키호테와 산초 동상까지 보며 인증샷을 찍는 것으로 마드리드에서의 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