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3

유럽대륙, 14번째 나라, 2번째 도시

by 해피썬

런던에서는 하루 종일 걷는 여행이 다시 시작됐다.

웨스트민스터교(Westminster Bridge)를 지나며 템스강 한쪽으로는 런던아이가 있고, 그 반대쪽 웨스터민스터궁과 빅벤이 있는 전형적인 런던의 풍경을 바라봤다.

우리가 여행할 당시에는 빅벤이 보수 중이라 많이 가려져있어 아쉬웠지만 그걸 제외하면 다리를 건너는 빨간색 2층 버스와 어우러진 풍경이 내가 보고 싶어 했던 런던의 모습이라 여행의 설렘과 즐거움은 그대로 유지됐다.



런던을 구석구석 걷는 동안 꼭 봐야 하거나 해야 하는 뭘 하지 않아도 그냥 소소하게 즐거움이 계속됐다.


소호 거리 구석구석을 누비다가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인 리버티 백화점을 지나면서 유럽은 오래된 건물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백화점 건물마저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했고, 좁은 도로에 있는 횡단보도를 만났을 때는 비틀즈를 흉내 내며 횡단보도를 걷는 사진을 찍기도 했다. (비틀즈의 앨범 재킷에 찍힌 에비로드의 횡단보도(Abbey Road Pederstrian Crossing)는 런던 시내에서 가기엔 멀어서 거기까지 가진 못했지만.)


영국 박물관을 가는 길에 내셔널 갤러리 앞쪽을 걸어서 지났는데 출입구 앞 넓은 바닥에 모노폴리와 체스판을 그려놓은 걸 보면서 별거 아닌데도 괜히 재밌어서 모노폴리 주사위도 한번 던져보고, 잘하지 못하는 체스도 옮겨보며 잠시 딴짓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호에 있는 런던에서 가장 번화한 광장인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에서 교차로로 지나가는 굉장히 많은 사람, 고전적인 건물에 전혀 안 어울릴 거 같은 현대적인 전광판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광고를 보며 템스강 주변 풍경과 함께 런던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풍경을 보고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낮이 짧은 겨울이라 저녁은 꼬박꼬박 숙소로 돌아가서 먹었음에도 템스강 주변 야경과 피카딜리 서커스의 야경까지 구경할 수 있어서 추운 건 힘들었지만 체력적으로는 덜 지친 상태로 낮과 밤의 런던을 모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루는 프라하에서 우리 집에 놀러 왔던 지인(체코, 프라하 4편)이 학교 친구들이랑 런던에 당일치기 여행을 온다 해서 또 한 번 반가운 만남과 티타임을 가졌다.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West End)가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Broadway)와 세계 양대 뮤지컬의 중심지라 이곳에서 뮤지컬을 보고 싶었는데 짧은 여행 기간으로 시간이 부족할 거 같고 주말이라 저렴한 티켓도 거의 없어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지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당일표를 구매해서 뮤지컬 42번가를 봤다.


티켓 오피스 오픈전 2시간 정도 줄 서 있다가 당일 취소된 티켓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데이 시트만큼은 아니었지만 당일 공연의 남아있는 티켓을 조금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예매 사이트 정보 덕분에 무대에서 약간 떨어진 좌석이었지만 급하게 예매한 것치곤 78파운드(당시 환율로 원화 약 125,000원)라는 저렴한 금액으로 2인 티켓을 구매했다.


뮤지컬 42번가는 1663년 세워진 드루리 레인 왕립극장(Theatre Royal Drury Lane)에서 했는데 뮤지컬이 시작되기 전에 극장 자체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내부, 특히 빅토리아 시대에 와있는 거 같은 느낌의 관람석을 보면서 뮤지컬을 보기 전부터 이미 기대감이 커졌다.

뮤지컬 자체도 영어로 하는 공연이라 이해가 안 되고 재미가 없을 수도 있음에도 배우들의 의상이나 무대의 색감이 예쁘고 탭댄스도 신나서 눈과 귀가 너무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런던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엔 런던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버킹엄 궁전의 경비병 교대식을 보려 했는데 하필 그날 "런던 윈터 러너"가 있어서 길이 통제됐다.

생각지 않게 길이 막혀서 뚫려있는 길을 찾아 찾아 겨우 버킹엄 궁전 앞에 도착하니 다행히 아직 교대식이 진행되고 있어서 끝부분을 볼 수 있었다.

교대식을 다 보고 다시 이동할 때가 돼서야 여행 중에 그 도시에서 행사하는 걸 볼 수 있는 것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어 추운 날씨에 얇은 옷차림으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우리도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잠시 러닝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아직 우리가 봐야 할 곳이 더 있어서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큰 배가 지나갈 때 다리가 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타워브리지(Tower Bridge)에 가서 배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아쉽게도 배가 지나가지 않아서 다리가 열리는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일반적인 흑색의 다리가 아닌 하늘색으로 칠해져 있고 타워도 멋져서 아름다운 타워브리지를 직접 걸어서 왕복을 하며 가운데 문처럼 열리는 지점을 직접 확인하고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운전석이 반대인 것을 포함해서 그동안 지나온 유럽과는 문화적으로, 풍경적으로 또 다르고, 좋아하는 캐릭터로 인해서 설레기도 했던 영국, 런던을 마지막으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부터 시작된 115일간의 유럽 대륙 여행이 끝났다.

처음부터 계획한 건 아니지만 어찌하다 보니 여행을 처음 시작한 후로 거의 반에 가까운 시간을 유럽 대륙에 있으면서 비슷한 듯 다른 다양한 나라들을 보게 됐다.

너무 비슷한 풍경에 질리기도 했다가, 각 나라의 다른 부분을 보면서 다시 새롭게 느껴지고 비교하며 재미를 찾기도 하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떠나는 시간엔 일을 하느라 전날 인사를 한 세람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담은 편지를 남기고 다음 나라, 이번엔 우리가 가보지 못한 또 다른 대륙을 이동하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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