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2번째 나라, 7번째 도시
드디어 기대하던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를 가는 날이 되었다.
LA에 오기 전부터 3박 4일의 짧은 체류 기간임에도 유명한 놀이공원인 유니버설과 디즈니랜드 중에 한 곳은 시간을 내서 꼭 가자 했는데 우리 부부가 영화를 좋아하고, 특히 나는 해리 포터를 좋아하다 보니 큰 고민 없이 유니버설이 우리의 목적지가 되었다.
KKday 어플을 통해서 나름 할인되는 티켓을 구매했음에도 우리나라의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에 비해서 2배 이상 비싼 183달러를 지불해야 했고, 이용객임에도 별도의 주차권을 25달러를 주고 구매해야 해서 우리가 예상한 예산은 훌쩍 넘겼지만 지금도 평일에 휴가를 내고 한 번씩 놀이공원을 찾을 정도로 놀이공원 특유의 업된 분위기를 좋아하는 우리라 후회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비싼 금액으로도 꺾지 못한 유니버설에 대한 우리의 기대감은 도착해서 지구본처럼 동그란 형태에 유니버설이라고 쓰여있는 심볼을 보자마자 흥분감으로 바뀌었다.
입장하자마자 다른 건 쳐다도 보지 않고 바로 해리포터 위저딩 월드로 갔다.
해리포터 영화 속 마을처럼 꾸며놓고, 한쪽에선 해리 포터의 아이들이 시켜 먹던 버터 비어를 판매하니 지난번 런던 킹스크로스 역에 만들어놓은 9와 3/4 플랫폼(영국, 런던 2편) 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더 몰입감이 들었다.
첫 번째 어트랙션은 호그와트 성 내부를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의 실내공간에서 3D 안경을 쓰고 타는 체험이었고 두 번째는 해그리드 오두막 주변을 지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어트랙션이었는데 무서운 놀이 기구를 잘 못 타는 나한테도 적당히 스릴과 재미를 느낄 정도였다.
주변의 해리포터 풍경과 어우러져 빗자루를 타고 나는 듯해 더 매력적이었던 두 번째 어트랙션이 나중에 돌아봤을 때 우리의 베스트 중 하나였지만 긴 줄 때문에 한 번만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다.
전 세계 여러 유니버설 중에서 유일하게 영화 촬영지를 볼 수 있는 스튜디오 투어 어트랙션에서부터 최초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가 탄생해서 할리우드의 필수 코스인 만큼 인기가 있어 전날 우리가 계획한 대로 해리포터 다음으로 스튜디오 투어로 향했다.
이곳 역시 줄이 꽤 길었지만 사파리 투어처럼 옆이 뚫린 관광용 차에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니 생각보다 줄이 빨리 빠졌다. 차에 앉아서 함께 탑승한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1시간 동안 스튜디오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실제 촬영장과 촬영장 뒷부분을 구경하기도 하고 영화 속 특수효과도 직접 경험하는 체험을 하니 우리가 실제로 영화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더 재미가 있었다.
사실 이 두 가지 어트랙션 외에는 꼭 해야겠다 하는 건 없어서 위층(Upper Lot)에서 아래층(Lower Lot)으로 한 방향으로 걸어지는 동선대로 하나씩 어트랙션을 이용하러 갔다.
중간에 심슨 인형, 미니언즈 인형, 마다가스카르 사자와 여우원숭이 인형을 쓴 사람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느긋하게 놀이공원의 분위기를 즐겼다.
잠시 느긋하게 이동했지만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전에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을 때는 먹는데 시간을 너무 오래 쓰고 싶지 않아서 그나마 사람이 적어 보이는 심슨즈로 꾸며진 크러스트 버거(Krusty Burger)에서 간단하게 버거랑 콜라를 시켜 먹고 바로 나왔다.
점심을 먹고 나서 갔더니 쥬라기 월드 줄이 너무 길어서 그냥 서서 기다리다 간 다른 어트랙션을 가보지도 못할 거 같아서 싱글 라이드 쪽에 줄을 섰다.
에버랜드의 아마존 익스프레스와 후룸라이드를 섞어놓았다고 할 수도 있고 롯데월드 신밧드 모험의 스릴 모드라고 할 수도 있는 이 놀이 기구에 운 좋게도 우리 차례 때 두 자리가 났고 자리도 남편이랑 내가 앞뒤로 앉게 됐다.
멀리 떨어져 앉을 줄 알았는데 가깝게 앉으니 남편이 오른쪽 손에 고프로를 낮게 설치했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 물이 튈 때 나랑 남편 모두 스릴 넘치는 표정이 제대로 포착되어 또 한 번 우리의 추억으로 남았다.
익스프레스 티켓까지 사기는 비용이 너무 비싸서 그냥 입장 티켓만 끊어서 들어갔더니 사람이 많아 줄을 좀 서야 했지만 거의 오픈런을 해서 들어갔더니 우리가 원했던 어트랙션은 대부분 탈 수 있었는데 유니버설에 생각보다 3D 체험 어트랙션이 많았다. 홈페이지로 미리 어트랙션 정보를 알아보고 갔으면 좀 걸러서 이용했을 텐데 모르는 채로 하나씩 타다 보니 남편의 멀미가 심해져 결국 마지막 미라 어트랙션을 남기고 혼자서 타고 오라며 포기를 선언했다.
기왕이면 마지막을 함께 하고 싶어서 같이 타자했지만 이것도 3D 면 자긴 돌아갈 때 운전을 못할 거라 해서 나 혼자 싱글 라이드로 얼른 타고 왔는데 하필이면 이건 일반 놀이 기구인 데다가 재밌기까지 했다.
거의 운영 종료 전에 탄 거라서 남편 혼자 타러 가지도 못한 채 우리의 유니버설 방문은 마무리됐다.
하루를 모두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할애해서 종일 걷고 기다리고 했지만 영화 속 장면을 잘 구현해 놓은 각각의 어트랙션과 나한텐 과한 롤러코스터나 어지럽게 회전하는 놀이 기구가 아니라 적당히 재밌을 수 있는 놀이 기구가 있어서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온전히 누리고 즐겁게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