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2번째 나라, 8번째 도시
한 대륙에서 최장기간 여행을 한 건 유럽이지만 한 나라에서 최장기간 여행을 한 건 미국이었고 이제 그 마지막 도시인 시애틀에 도착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라 전날 시애틀에서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았던 만큼 시애틀 공항에 차를 반납하고 왔는데도 여전히 오전 시간이라서 에어비앤비 숙소 호스트의 허락을 받아 짐만 먼저 숙소에 두고 근처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숙소 바로 근처에 70년 이상 된 동네 맛집인 베쓰 카페(Beth's Cafe)가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원래 양이 많은 편인 미국에서 현지인들이 리뷰에 이곳이 저렴하고 "양이 푸짐"해서 유명하다고 했음에도 우리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오믈렛-계란 12개와 ½오믈렛-계란 12개 중에서 전자를 선택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아무리 양이 많아도 둘이서 한 메뉴를 시키는 거니 다 먹지 않겠냐에서 기본 시그니처 메뉴를 시켰던 건데 이 메뉴가 원래 현지인들도 나눠서 먹는 메뉴일 정도로 양이 많으니 둘이 먹기 너무 많고, 계속 먹다 보니 느끼하기도 해서 맛있었음에도 결국 반 정도를 남기고 말았다. 대륙의 스케일을 실감했다.
배부르게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에어비앤비 주인이 숙소에 조금 일찍 체크인을 해도 된다 해서 체크인을 하고 외출 준비를 마친 후 바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으로 버스를 타고 갔다.
버스 탄 것과 관련해서 떠오른 시애틀 여행의 좋은 점은 바로 대중교통이 저렴하고 환승이 가능한 점이었다. 공항에서 시애틀 시내로 갈 때 공항철도가 1인당 3달러로 저렴했고, 우리가 여행할 때는 교통카드가 없어 시내에서 교통을 이용할 때는 종이로 된 교통권을 구매했는데 이것도 1인당 5달러인 데다가 2시간 동안 무료 환승이 가능했다.
그래서 이날 공항철도가 도착한 시애틀 시내에서 숙소, 숙소에서 다시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까지 이동을 환승받아 갈 수 있었다.
다시 여행 얘기로 돌아가서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전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 1호점이었다.
매장 안에 좌석이 없고 커피 맛은 당연히 다른 스타벅스 지점들과 다르지 않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찾는 이유는 이곳이 오픈 당시의 스타벅스 로고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스타벅스 1호점 로고가 박힌 여러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어서이다.
세계적인 브랜드의 시작점이라는 상징 때문에 우리 부부도 가보기로 했고 줄이 길긴 했지만 테이크아웃으로 대부분 간단한 커피를 주문하다 보니 오래 기다리지 않아 남편이 맛볼 라테 1잔을 주문했고 내부의 상품들을 구경하다 보니 음료가 금방 나왔다.
맛집 옆에 맛집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지 스타벅스 줄을 서있는데 옆쪽의 베이커리 집인 피로시키 피로시키(Piroshky Piroshky)도 줄이 길게 서있었다. 이 집도 꽤 빠르게 줄이 주는 거 같아서 스타벅스 음료를 픽업한 후에 바로 이곳에 줄을 서서 애플시나몬롤을 간식으로 샀다.
남편은 라떼와 꿀 조합이라면서 맛있게 먹었고, 나도 맛있는 디저트로 적당한 당을 섭취하고 더 기분 좋게 본격적인 마켓 구경을 시작했다.
마켓 옆쪽으로는 이곳의 또 다른 인기 명소인 껌 벽(The Gum Wall)도 들렸다.
90년대 초 사람들이 심심풀이로 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한 게 지금은 100만 개 이상 모여서 벽 자체가 껌으로 뒤덮인 벽이다.
빨강, 노랑, 파랑 등등 알록달록한 색의 껌이 다양한 모양으로 붙여놓으니 꽤 예뻐 보여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인증샷을 찍는 곳인데 누군가 씹다가 붙인 껌이니 깨끗하다고 할 순 없다 보니 난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금방 자리를 이동했다.
워터프런트를 산책하면서 바다와 시애틀 대관람차가 어우러진 풍경 구경도 하다가 저녁은 숙소에서 먹기 위해서 타겟에 들려 간단한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워낙 북쪽 위에 있는 도시라 노선이 애매해서 계획에서 빼려 했었는데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첫인상이 좋았던 시애틀에서의 첫날을 잘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