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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썬 Sep 26. 2024

인도, 뉴델리 2

아시아대륙, 6번째 나라, 1번째 도시

뉴델리 역을 기준으로 한쪽 방향으로 가면 화려하고 잘 정돈된 도시의 모습을, 반대쪽 방향으로 가면 인도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파하르간지(Paharganji) 지역이 나온다.


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숙소도 저렴해서 우리 역시도 파하르간지 쪽에 숙소를 잡았다.

그리고 그렇게 제대로 마주한 델리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충격"이라는 표현이 가장 맞았다.



첫 번째, 노출된 화장실


골목 입구에 남성용 소변기 같은 모양의 벽이 있고, 실제로 인도 남성들이 거기에서 소변을 보고 있었다.

노상방뇨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벽을 만들어 놓은 건지, 어쩐 건지 알 수 없지만, 벽만 파 놨지 제대로 된 오수 처리 시설은 없어서 지린내가 진동을 했다.

하필 우리 숙소가 있는 쪽 입구에도 하나가 있어서 오고 갈 때마다 


'안 본 눈 삽니다 :('  하는 일이 없도록 시선을 반대로 하고, 코도 막고 지나다녀야 했다.



두 번째, 소


"인도에선 소가 신성시되기 때문에 길에 소가 많고 소를 먹지 않는다."


이 말이 헛소문이 아니었다. 

정말 소가 길에 막 돌아다니고 있었다.

소가 돌아다니면서 똥을 싸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신성시되는 건지, 방치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더럽고 오물이 묻어있는 소가,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닌 소가 그냥 막 돌아다니고 있었다. 길막은 덤.



세 번째, 종교


"인도하면 힌두교 아니었어?"


당연히 힌두교도가 대부분일거라고 생각한 인도에 엄청난 수의 무슬림들이 있었다. 

엄청 큰 이슬람 사원이 있었는데, 우리가 여행한 때가 라마단이라 한낮에 무슬림들이 사원 앞 도로공간까지 자리 잡고 빽빽하게 앉아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인도의 유명한 버터치킨커리를 먹고 싶어서 사원 근처로 간 거였는데 그 주변의 상가는 당연한듯 "라마단 기간 동안 낮에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고, 그나마 연다고 표시되어 있는 곳도 기도 시간이 끝난 이후에야 문을 열었다. 


인도에서 라마단이라니...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와서 보는 것은 다르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다.  


그 와중에 버터치킨커리는 엄청 맛있었다.

점심때를 놓치고 먹어서인지, 아니면 원래 맛있는 집인지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흡입했다는 거 :)



네 번째, 외국인(또는 모든) 여성을 대하는 인도 남성들의 태도


성벽을 붉은 돌로 지어서 레드포트(Red Fort)라고 불리는 성을 보러 갔을 때였다.

다른 동남아 여행 때와 마찬가지로 더운 날씨에 반팔 티셔츠를 입고 지하철을 탔는데, 인도 남성들이 자꾸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사람이 많아 실수로 부딪힌 줄 알았다. 

뒤에서 소수의 몇몇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인도 남성들이 일부러 내 방향으로 부딪혀오고 있는 걸 발견하기 전까지는...

난 심지어 남편과 함께 있었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이때부터 남편의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뒤에서 인도 남성들이 일부러 나한테 부딪히려 할 때마다 내 위치를 자기의 오른쪽, 왼쪽으로 옮겨가면서 날 보호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조금만 많아져도 이런 걸 신경 쓰느라 여행이 즐겁지가 않아 파하르간지로 돌아가 긴팔, 긴 바지의 인도식 옷을 구매했다.

그 와중에 바가지를 쓴 건 화도 안날 정도였다.



첫 도시인 델리의 인상이 좋지 않아, 다음 도시는 어떨지 기대보다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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