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대륙, 1번째 나라, 2번째 도시
프리즌 아일랜드는 섬의 그 이름 그대로 예전에 죄수들을 수감했던 감옥섬이다.
깊은 바다의 한가운데에 있어서 죄수들이 한번 섬에 들어가면 육지를 나올 수 없다 하여 지어진 별칭이 섬의 이름이 되었는데 아프리카 대륙이 유럽대륙에서는 가까워 현재는 많은 유럽인들이 찾는 휴양지가 되었다.
처음 이곳을 왔을 때 투어 회사를 이용하기보다 직접 해안가에서 보트 주인과 가격 협상을 했던 기억이 있어서 해안가로 나가봤는데 협상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땐 교회 동생이 스와힐리어를 할 줄 알아 현지어로 의사소통을 했고 대략적인 현지 시세를 알아 그 금액을 기준으로 가격 협상을 하다 보니 금액을 깎는 게 쉬웠고, 일행이 10명이 넘어서 1인당 부담하는 가격이 적어 더 저렴하게 보트를 예약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다.
어쩔 수 없이 이번에는 올드타운 한쪽에 있는 여행자 센터로 갔고 혹시 바가지를 씌울까 싶어서 인터넷으로 대략적인 금액을 검색해 봤는데 동일한 금액을 제시해서 고민 없이 그곳에서 보트 왕복이용권과 섬 입장료를 구매했다.
보트를 타고 들어간 섬은 신기할 정도로 거의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프리즌 아일랜드는 거북이들을 보호하는 섬으로도 유명한데 여전히 엄청나게 큰 육지거북이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거북이의 등껍질에 쓰여있는 숫자가 거북이의 나이인데 100살이 훌쩍 넘은 거북이들이 꽤 있었다.
아마 저 중에는 우리가 5년 전에 봤던, 5년이 흘러 숫자 5가 더해진 거북이들도 있겠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거북이들을 보며 우리만의 내적 친밀감이 높아져 반갑게 인사했다.
프리즌 아일랜드는 물이 있는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인생 샷을 기대할 수 있는데 특히 섬에서 바닷물 위로 길게 이어지는 다리에 서면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진한 청록색에서 옅은 하늘색까지 그라데이션이 된 바다가 그림같이 이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곳이다.
우리도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핸드폰에 켜놓고 그 모습 그대로 "Again 2012" 사진 찍기 삼매경 시간을 가졌는데 이 섬이 여전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섬에 대한 애정이 더 커져갔다.
맑고 깨끗한 바다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물에도 뛰어들었다.
처음부터 수영하고 놀 생각으로 수영복을 옷 안에 입고 가서 더 부담 없이 물놀이를 했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남편은 체력이 다한 내가 먼저 해변가로 나오고 나서도 수영하고, 물속 물고기들 영상을 찍고 놀면서 다시 보트를 타고 섬을 나가야 하는 약속된 시간이 되어서야 나왔다.
예전에 프리즌 아일랜드를 갔을 때도 일행들과 한참 물놀이를 하다가 해변가 모래사장에 앉아서 우리가 선입견으로 갖고 있던 조금은 황폐한 아프리카의 모습이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이 있어 누군가에겐 휴양지이기까지 한 이곳의 모습에 감탄을 했었다.
일행 한 명은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곳을 보여주러 꼭 다시 와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우리 부부는 그때도 함께라 감사했는데 이 아름다운 곳을 다시 찾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이번에도 함께라는 사실이 감사했다.
프리즌 아일랜드를 나온 후에도 잔지바르를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었다.
골목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전망 좋고 맛있는 카페를 찾아내 멍 때리며 앉아있기도 하고, 야시장 주변 해안 절벽이 있는 곳에서 돌아가면서 멋진 포즈로 다이빙을 하는 현지인들을 한참 바라보며 그 모습에 감탄해 박수갈채도 보내주었다.
노을을 볼 수 있는 해변가 식당에 앉아 해가 질 때까지 아름다운 바닷가를 바라보기도 했다.
좋았던 장소를 다시 방문했다가 실망하는 경험을 할 때도 있고 더 좋은 기억이 남을 때도 있다.
참 감사하게도 잔지바르는 후자였고, 우리에게 이미 좋은 기억이었던 이곳에서 행복한 기억이 덧입혀져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