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했던 원령공주가 아닌데?!

가정폭력 생존기 25.

by 소년의 초상

중학생인 내게 진짜 친구는 없었다. 그냥 등하교를 같이 하는 친구만 있을 뿐이었다. 누구도 우리 집 사정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럴싸한 거짓말로 지냈다. 언제나 가면 속에만 있었다.


어떤 친구에게도 내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심지어 사이버 상에서 만난 그녀, '원령공주'에게도 가상으로 만들어진 모습을 보여줄 뿐이었다. 그렇게 가상의 나는, '원령공주'와 1년 정도 대화를 나눴다. 당시 가장 핫했던 '세이클럽'에서.




2000년 초반에 세이클럽이라는 채팅 사이트가 엄청나게 유행했다. 지역방, 연령방, 음악방, 잡담방 같은 테마별 채팅이 중심이었고, 사이버 상에서 연애를 하다가 실제로 연인이 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 시절의 낭만이었다.


나도 세이클럽을 우연히 접한 후 푹 빠졌다.


그중에서도 아이디가 원령공주인 그녀와의 대화가 하루에 중요한 낙이었다. 나는 매번 오후 한 시쯤 세이클럽에 접속했다. 겨울방학이 끝난 후에는 저녁쯤 접속을 해서 그녀와 대화를 나눴다.


중학교 1학년이었기에 이상한 대화는 아니었다. 그저 친목이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아니었다. 가상의 남자였다. 나이와 성별 빼고는 다 거짓말이었다. 나는 집이 잘 살고 공부를 무척 잘하는 척했다. 내가 가지고 싶었던 삶을, 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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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둘을 키우고 있는 아빠이자 상처가 많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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