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이라고 느꼈던 순간

가정폭력 생존기 13.

by 소년의 초상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처음 만난 친구와 베스트프렌드가 됐다. 그 친구는 나를 정말 좋아해 줬다. 급격하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내가 이사를 다녀도 항상 나를 만나러 와주었다. 그런 친구였다.


그 친구와 집도 오가며 친하게 지냈었는데, 별 것 아닌 일로 의절하게 됐다. 전부 다 내 잘못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잘못했던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 친구와는 말도 안 하고 지냈다. 그게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날이었다.




난 한 친구와 오랫동안 인연을 유지하지 못했다. 항상 똑같은 패턴이었다.


뭐랄까. 내 비밀을 알리기 싫어서였던 것 같다. 누군가 내 공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싫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우정을 유지했다.


그냥 대충 웃고, 대충 같이 놀고, 학년이 바뀌면 보지도 않는 식이다.


어쩔 수 없는 환경에 노출되어 살다 보면 어린 나이에도 스스로 문을 닫기 마련이다. 딱 내가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별로 기억이 없던 시절이다. 아빠가 처음으로 교도소를 갔을 때였고, 엄마와 누나, 나 셋만 함께 살던 때였다.


당시 우리 반에 현진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부모님이 멀리 시골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다가 도시로 이사 온 친구인데, 1층은 식당을 하고 2층은 가족이 지내는 곳에서 살았다.


남자인데도 좀 쌩콩 한 놈이어서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서로 관심도 없이 지냈는데, 가까운 자리에 앉게 되면서 집도 가깝다는 걸 알게 됐고, 생각보다 착해서 친해지고 싶었다.


그렇게 현진이와 몇몇 친구들을 모아서 오락실도 가고, 롤러스케이트장도 갔다. 재밌게 지냈다. 현진이의 집에도 놀러 가곤 했다. 그렇지만 난 현진이를 절대로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오지 않았다. 난 무조건 내 선이 있었다. 내 구역으로 들어오는 것을 거부했었다.




그해 초겨울쯤 엄마는 교통사고가 났고, 나는 고모집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생활을 했다. 방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니던 태권도장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녔다. 태권도라도 하고 싶었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나는 현진이 때문에 처음 태권도를 다녔던 것 같다. 현진이는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를 다녀서 검빨띠였다. 나는 완전 초보였지만 워낙 운동신경이 좋고, 싸우길 좋아해서 금방 적응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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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둘을 키우고 있는 아빠이자 상처가 많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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