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16.
입에 거품이 있다.
손에는 칫솔이 들려 있다.
그 상태로 문을 연다.
바쁘다는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안다.
발걸음은 빠르다.
그래서 양치는 이동 중에 처리한다.
효율적인 선택처럼 보인다.
거품은 생각보다 자유롭다.
입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걸을 때마다
조금씩 흔들리고
방향을 잃는다.
사람을 스쳐 지나간다.
아슬아슬하게 비켜 간다.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서로 불편해질 여지는
최소화하는 쪽을 택한다.
그 사람은 집중하고 있다.
이를 닦는 데도
시간을 아끼는 데도.
주변은 배경이 된다.
잠깐 지나가는 통로처럼.
세면대 앞이 아닌 곳에서
칫솔을 움직인다는 건
공간을 나누는 감각을
조금 줄이는 일이다.
집 안이든
복도든
경계는 희미해진다.
나는 괜히 거리를 둔다.
말을 걸 수도 없고
지적할 타이밍도 아니다.
굳이 설명하고 싶진 않다.
그 사람은 밖으로 나간다.
거품은 어딘가에 남았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쪽으로.
양치는 개인적인 일이다.
그래서 더
개인적인 공간에서 끝났으면 한다.
이동 중에 처리할 수 없는 것들도
분명 있으니까.
그 사람은 오늘도
시간을 아꼈을 것이다.
대신
주변 사람들은
잠깐 불편해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