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조기구이와 된장찌개

가정폭력 생존기 22.

by 소년의 초상

아빠는 생선을 싫어했다. 구이도 싫어했고, 회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어렸을 때부터 생선구이를 잘 먹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집안의 무서운 가장이 생선을 싫어하니, 엄마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성인이 됐을 때 회를 처음 먹어보았다. 스무 살 때 '내돈내산'으로 먹었던 것 같다. 무슨 맛인지는 잘 모르겠고, 초장 맛으로 먹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내 최애 음식이 됐다. 초밥, 회, 모든 걸 다 좋아한다.


다만 여전히 생선구이는 보통이다. 고소한 냄새는 정말 좋아하는데, 뼈를 잘 발라 먹지 못해서 찾아 먹지는 않는다. 분명 어렸을 때부터 잘 접하지 못해서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는 걸로 생각이 된다.




중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 되게 추웠던 친구 집에서 맡았던 조기구이와 된장찌개의 냄새가 아직도 나는 것 같다.


묘한 부러움도 느꼈던 순간으로 기억한다.


우리 집은 늘 가난했다. 엄마는 항상 열심히 일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아빠는 열심히 일하다가도 늘 술에 빠지는 게 일상이었고, 우리 집 근간을 흔들었다. 돈을 모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빠는 항상 현금을 듬뿍 들고 다니면서 남에게만 퍼줬다. 엄마에게는 생활비 10원 한 푼 주지 않았다.


아빠는 남에게 다 퍼주고 집에는 빈 손으로 돌아와 엄마를 때리곤 했다. 당연한 일상이었기 때문에 그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모진세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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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둘을 키우고 있는 아빠이자 상처가 많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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