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한테 화내고 나서 씁니다 10.
이번 명절에는 딸들이 많은 어른들과 사촌들을 만났다. 평소 같으면 처가만 들려서 외할머니와 외삼촌만 만나고 끝나는데, 이번엔 처가 식구들을 잔뜩 만났다. 덕분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풍성한 시간이 됐던 것 같다.
그리고, 집안 어른들이 딸들에게 용돈도 듬뿍 주셔서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것은 덤이었다.
처가 식구들이 큰 이모님댁에 모두 모였다. 생전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막내 이모님도 귀성하신 김에 모두 모이게 됐다.
처가 큰 이모님은 집안의 대빵이다. 여동생들에게는 엄마와 다름없는 존재다. 조카들 역시도 살뜰히 챙기셨다고 한다. 눈물도 많으셔서 처가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펑펑 울곤 하셨을 정도다.
큰 이모님은 우리 딸들도 많이 예뻐해 주신다. 자주 만나지 않으니 이름이 헷갈릴 법도 한데, 한 번도 까먹은 적이 없으시다. 딸들 역시도 본인들을 예뻐해 주는지 알아서 큰 이모님에게 자주 안기는 편이다. 이런 가족애가 참 따뜻하다.
딸들은 처음 보는 처가 사촌들도 만났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중학생 언니들이었지만 착한 중학생 언니들 덕분에 딸들이 재밌게 놀았다. 어찌나 살뜰히 아이들을 챙겨주던지, 결국 내 주머니에서도 용돈이 나갔다.
딸들이 북적이는 가족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고 자라니 너무 행복했다. 비록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북 출신 할아버지 덕분에 친척이 전혀 없어서 외로웠지만, 자식들이라도 가족애를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딸들은 어른들 사이에서 재롱도 피우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간섭하고 재미나게 놀고 있었다. 그 순간 무서운 형님이 나타났다. 호랑이같은 풍채와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형님이다.
그 형님은 큰 이모의 첫째 아들이다. 어렸을 적부터 사고를 많이 쳐서 큰 이모의 골칫덩어리였다. 목소리는 어찌나 큰지, 보통사람이 아니다. 베이스로 성악을 했다면 성공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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