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by 비비안


<즐거운 나의 집>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리.

내 나라 내 기쁨 길이 쉴 곳도

꽃 피고 새 우는 집 내 집뿐이리

오 사랑 나의 집

즐거운 나의 벗 집 내 집 뿐이리

즐거운 나의 집 노래 중 -


어린 시절, 집에 돌아가는 길이면 이 노래를 즐겨 불렀다. 제아무리 좋은 곳에 여행을 가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집에 돌아가는 길은 더 설렜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면 종례시간에 누구보다 먼저 준비를 끝내고 교문을 나섰다. 나는 집을 사랑하는 집순이였다.


그것은 우리 집이 넓은 평수의 신축아파트이며 친구들보다 큰 내방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식을 위하는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후에 알게 되었다.


고등학생이 되자 부모님은 이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몇달 후 새어머니도 함께 살게 되었다. 평소에 무섭고 어려운 아버지와 단둘이 있는 시간은 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새어머니까지 있으면 좀 더 낫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불편해졌을 뿐이었다.


집에 가기가 싫어졌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어떻게든 집에 늦게 들어가려 노력했다. 집에 너무 가고 싶은데 갈 수가 없었다. 집에 가지 않고 거리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사랑이 있는 집은 오라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가게 되는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지금은 나를 사랑해 주시는 어머니와 작은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고등학생 이후 사라진 즐거운 나의 집이 다시 생긴 것이다. 티비에서 연예인들의 화려한 집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을 봐도 부럽지 않다. 나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어루만져 주는 집은 지금 사는 작은 내 집 뿐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집이 남에게 자신을 과시하거나 재산을 증식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그것으로 집의 좋음을 판단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좋은 집은 온전히 편히 쉴 수 있는 집이다. 남들이 좋다고 판단하는 집도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좋은 집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작은 집에서 살지만 내 마음은 작지 않다. 큰 집에 살아도 마음이 작은 사람들을 볼 때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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