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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하다가 문득

짧게 생각하고 금방 빠져나오기

by 뭐 어때

어두워지면 빛이 보인다는데 빛을 보기 위해 굳이 어두워질 필요가 있나.

그냥 이대로의 밝기면 충분한데.


엎어지면 돌멩이라도 주워서 일어난다는데 굳이 엎어져서 무릎 까져가며 돌멩이 주울 필요가 있나. 뭐에 쓰나. 그 돌멩이.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높은 산 원하지도 않는데 깊은 골을 알아야 하나.


햇빛만 비추면 사막이 될까 봐 비도 오고 바람도 부는 거라는데 그럼 딱 사막 안될 정도로만 적당히 해야지. 왜 태풍 치는 건데.


어두운 것은 무섭고 넘어지는 건 싫고 깊은 골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혐오한다.

내가 겪는 모든 일들이 예상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그래서 삶이 늘 평온하기를 기도한다. '절! 대! 평! 온!'을 꿈꾸며.

그러나!

이런저런 말들로 억지위안을 하며 불행에 대한 합리화를 하려고 애쓰는 명언이 위로의 공식으로 자리 잡은 걸 보니 인간에게 고통은 기본값인 게 분명하다.

어쩌겠나!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억지로라도 나를 달래며 끌고 가는 수밖에.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고 닫힌 문 앞에 서서 울지 말고 다른 열린 문 찾으라는데 너무 울면 시야가 흐려져 안 보이는 법이다. 적당히 울고 눈물 훔치고 빛이 들어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어차피 살 거면 몸도 마음도 예쁘게 살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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