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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y everything Nov 10. 2024

꺼내 먹어요. 행복을

과식할 거예요. 행복을

얼마 전 교사 에세이 연수에서 ‘오늘의 초록’을 쓴 윤미영 작가님이 강의를 해주셨다. 식물을 좋아하는 것이 닮아 있기도 했고, 처음 책을 내는 과정과 그 속에서 느낀 마음들을 잘 설명해 주셔서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그렇게 연수를 듣고, 작가님의 블로그를 구경하다가 같은 동네 주민인 것을 알았을 때 둘은 서로 비밀 댓글을 쓰며 놀라워했다. 관심이 가는 작가님과의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때마침 들른 도서관에서는 책도 바로 빌려 볼 수 있었다.


삶을 단단하게 성장시켜 주는 식물의 다정한 위로라는 소개글처럼 교사로서 엄마로서 때로는 한 인간으로서 겪게 되는 방황과 좌절을 토닥여주는 느낌이었다. 글 말미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


인지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라고 말했다. 행복해지는 순간의 목록을 늘려 가면서 에너지가 고갈되기 전에 자주 꺼내어 쓰라는 것이다. 행복한 순간의 목록이 많은 사람일수록 꺼내어 쓸 행복의 목록이 더 많아지고 더 행복에 가까워진다는 말에 공감했다.

이 글을 읽으며 내 행복의 목록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식물의 연둣빛 새싹을 보는 일   

     아는 길을 다른 길로 가 보는 일   

     하기 싫은 설거지를 잠시 미뤄두고 침대로 직행하는 일   

     학생들이 하교하고 난 뒤 마이쭈를 두 개 까먹는 일   

     학생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네!’하고 대답하는 것을 듣는 일   

     텃밭의 식물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보는 일   

     ‘나 혼자 산다’를 보며 맥주 한 캔을 마시는 일   

     재미있는 책을 보는 일   

     장작에 불 붙이고 불이 꺼지지 않게 장작을 준비하는 일   

     딸과 하루 일을 이야기하는 일   


중구난방의 행복 리스트지만 생각하니 행복하고, 이러한 행복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 올해는 더 많은 행복 리스트를 만들어서 행복에 더 더 가까워져야겠다. 행복이 에너지가 되고 그 에너지가 더 큰 행복으로 이끌어 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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