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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흔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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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y everything Nov 11. 2024

가면 만들기에서 가면 무도회까지

다문화 프로젝트 언제까지 하는 거라고?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 주도 다문화 프로젝트 주간이다. 지난주의 중심 활동이 나라 조사 보고서 만들기였다면 이번 주는 나라별 놀이, 문화 체험이다. 첫 시작으로는 일본의 켄다마 만들기를 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구하기 쉬운 색종이컵, 아이스크림 막대, 끈, 작은 공으로 만들 수 있는지라 이런 활동에 제격이다. 저학년 때 이미 만들어 본 학생도 있지만 4학년이 돼서 만드는 겐다마는 모양도 꾸밈새도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개개인의 실력도 성장해서 저학년 때 만들고 놀던 것과는 또 다른 맛을 준다. 물론, 4학년이 만든 것 맞나,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하는 덕지덕지 붙은 테이프와 끈조차도 못 묶어서 테이프로 칭칭 동여맨 모습이 잠시 할 말을 잊게 하지만 학습 목표가 켄다마 예쁘게 만들기가 아니고, 일본의 놀이 문화 체험이니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쉬는 시간을 한 번 가지고 나니


“선생님, 저 이제 진짜 잘해요. 보세요.”


하며 최고 신기록 9번 연속 성공했다던 그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혼자 있을 때는 잘 되는데 누가 구경하거나 보여주려고 하면 안 되는 요상한 마법에 갇혀 몇 번의 시도 끝에 머리를 긁적이며 퇴장하고 만다.


“선생님, 저 아까 진짜 잘했어요. 9번 성공했어요.”

“원래 남이 보면 잘 안돼. 열심히 연습했나 보다. 잘했어.”


이제는 새로운 활동으로 넘어간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는 매년 1,2월에 가면무도회가 열린다고 한다. 종이에 그려진 가면 도안을 꾸미는 것으로 끝내기엔 뭔가 아쉽다. 아이들이 가면 만들기를 하는 동안 교실과 연구실을 뒤적여 학예회 물품을 찾아온다. 색색깔의 가발, 왕리본이 달린 머리띠, 하트핀, 넥타이, 황금색 모자를 찾아내어 교실로 복귀한다.


“얘들아, 이거 얼른 만들고 가면무도회 하자. 이거 다 써도 돼.”


물론 안 하고 싶다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이미 하고 싶어서 소품에 눈독 들인 아이들이 더 많았기에 어렵지 않게 판이 펼쳐졌다. 무대를 정하고 동선을 짜서 아이들과 간단하게 연습을 하고 영상을 찍었다. 즉흥으로 꾸민 무대에는 요즘 최신 가요를 빵빵하게 틀어 주었다. 아이들은 이내 노래에 취한 것인지 자신들의 흥에 취한 것인지, 아니면 가면을 써서 그런지 점차 무대에 적응한다.


그렇게 아이들과 다문화 프로젝트 2주 차 1일을 보낸 지금, 과한 욕심이었는지 아이들이 하교하고 진이 빠져서 의자 깊숙이 침몰하고 말았다. 판을 벌여놓고 그 에너지에 홀랑 기운을 뺏겨버린 월요일의 교사가 되고 만다. 그래도 영상이 남았으니 다행이지만.




아, 내일은 다문화 프로젝트 2주 차 2일의 해가 뜨겠구나.

이팅! 너희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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