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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는 꼬마 제빵사

by try everything

"된 거 같은데?"

"아이구, 팔 아파서 어떡해."

"이렇게 힘든 게 좋다고?"

"그만해."


강력분과 버터, 우유를 0점 조정을 해서 정확하게 계량하여 홈베이킹을 하는 손녀를 보는 할머니는 걱정 가득이다. 기특하긴 하지만 손녀가 30분이 넘도록 반죽과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을 보니 내일 팔이 아플까 봐 전전긍긍이다.

할머니의 걱정은 뒤로 하고,


"아직 때가 안 됐어요."

"팔이 아파도 재미있어요. 원래 이렇게 해야 해요."

"제빵 하는 사람들은 1시간은 기본이에요."


딸아이는 혼자서 유튜브로 배운 제빵 지식을 대방출하며 할머니를 안심시키고는 내일 아침에 먹을 모닝빵을 만든다. 할머니가 집에 며칠 머무르실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요리를 대접할 생각에 기분 좋은 손녀다. 열심히 반죽하고 내일은 구워서 따뜻한 모닝빵과 커피를 맛 보여드리고 싶은 계획까지 세웠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가, 사람들이 자신의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기쁨인 이 아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조그마한 손으로 얼굴만 한 반죽을 치대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여전히 반죽에 매진한 아이는 연신 반죽이 잘 됐다며 흐뭇한 미소를 내게 보낸다. 나는 글을 쓰다 말고 대답 대신 눈을 마주치며 강력한 사랑의 기운을 발사한다. 요리는 정성이라는 말이 딱 네게 어울리는구나. 할머니도 이제는 걱정을 거두고 대견한 눈빛으로 응원을 보낸다.



이 아이의 기쁨이 더 활짝 피어나도록 내일 구워질 모닝빵이 최고로 맛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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