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멘토링은 나에게도 선물 같은 경험을 안겨주었다. 이미 졸업해버린 초, 중, 고등학교를 학생이나 학부모가 아닌 '대학생 멘토'로서 다시 밟아보는 기회, 모교 선생님들을 타 학교에서 마주하는 신기한 인연까지. 지금이 아니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순간들이다.
사실 고작 한 시간, 길게는 두 시간의 멘토링으로 학생의 진로가 통째로 바뀌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의 목표는 거창한 진로 설계보다는 그저 학교에서 진행한 수업이 '재미있었던 시간'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학창 시절 외부 수업은 일단 재미있어야 기억에 남고, 그 재미가 모든 관심의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설문조사에서 "이런 학과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운동선수만 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피드백을 볼 때면, 내가 의도했던 '인식의 변화'가 아이들에게 닿은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올랐다. 거기에 "저도 체육 분야 꿈 포기하지 않고 멘토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다짐을 보면, 내가 보낸 진심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 안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말로 다 못할 보람을 느낀다.
물론 매 순간이 즐겁기만 한 건 아니었다. 너무 제어가 안 되거나 잠만 자는 아이들을 마주하면 나도 사람인지라 기운이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 담당 선생님이 "그건 멘토 선생님의 탓이 아니다. 누가 와도 그럴 아이들이다"라는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나 역시 졸려서 졸았고, 친구와 수다 떨고 싶어 떠들었던 시절이 있지 않았던가. 이제는 귀여우면서도 안쓰러워 보이기도 한다.
가끔은 '나처럼 평범한 대학생이 뭐라고 멘토링을 하나' 싶어 자존감이 낮아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아빠가 말씀하셨다. "너는 멘토링 이야기만 하면 너도 모르게 웃고 있어."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던 것 같다. 몸이 아프고 피곤한 날에도 교실 안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50분은 시간 가는 줄 몰랐고, 교실 문을 나설 때서야 비로소 쏟아지는 피로감은 오히려 기분 좋은 훈장 같았다. 2년 연속 나를 만나 "작년에도 들었었어요!"라며 아는 체를 해주는 아이들을 만날 때면, 부담감보다는 가벼운 미소가 먼저 번졌다.
내가 한 줄로 소개하는 대학교와 대학원에 오기 위해 보낸 치열했던 시간, 성적 우수상을 받기 위해 버틴 시간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직 나만이 들려줄 수 있는 나만의 '무엇'이었다. 멘토링을 하며 '나 참 열심히 살아왔구나'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면서, 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 자신까지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거창한 기대를 내려놓고, 그저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재미있게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교실 문을 연다. 나의 멘토링은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기억'으로, 나에게는 '성장의 기록'으로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