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에게 눈이 간다
결혼한지 어언 3년이 되어간다. 요즘은 자꾸만 남편 말고 다른 남자에게 눈이 간다.
하루종일 그 남자 생각만 나고, 눈을 감아도 그 남자만 보인다. 만난지 이제 석 달 정도 되었는데 이렇게 빨리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것인가 생각하면 참으로 놀랍다. 아무래도 이 마음은 불가항력인듯 싶다.
시도 때도 없이 울고, 배고프면 비명을 지르며, 방귀를 크게도 뀌어 대는 그는 이제 막 90일생 된 내 아들.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란게 이토록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걸 하루하루 깨닫는다. 아기를 품에 꼭 안고 있으면 마음이 가득 차오르고, 아기가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웃는 모습에 마음이 녹아 내린다. 이렇게 빨리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적이 있는가 생각해 보면 일생에 단연코 없던 일이다.
내가 아기를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었냐 하면, 그렇지 않았다. 특히 불그스름하고 쭈글쭈글한 신생아 무렵의 아기를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출산이 임박했을 때는 덜컥 겁이 나서, '부디 제 눈에 콩깍지가 씌워서라도 제 아기를 예쁘고 사랑스럽게 볼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을 정도니까. 기도가 이루어진 것인지 우려가 무색하게 아기를 낳자마자 너무 예뻐서, 병원에서 몸조리할 때에도 아기가 내 옆에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수시로 아기 사진을 들여다 보게 되었다. 내 아기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것이다.
미혼이었을 때, 자녀 둘을 둔 직장 동료에게 물은 적이 있다.
"저는 결혼하면 아기를 낳을지, 안 낳을지 고민될 것 같아요."
"아기를 낳으면 엄청나게 힘들지. 엄청나게 행복하고."
엄청나게 힘든데, 엄청나게 행복하다는 그 말이 그 때는 이해되지 않았다.
이제야 그 분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조금 알 것 같다.
아기를 낳을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부부가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랑에 빠지고 싶다면, 아기를 낳아라."
부부가 둘이 생활할 때는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면, 아기가 생기면 공동으로 사랑할 존재가 생기는 것이다. 나만큼 아기를 사랑하는 내 사람과 함께 자그마한 존재의 성장을 지켜보고, 그 성장에 일조할 수 있는 것은 상상보다 가슴 벅찬 일이다. 아기가 나날이 무럭 무럭 자라서 얼굴에 살이 오르고, 시력도 또렷해져서 엄마와 아빠를 알아보고, 조그마한 손가락 발가락을 꼬물꼬물 움직이며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만한 행복이 어디 있나 싶다. 아기가 걷고, 말하고, 엄마 아빠보다 친구와 노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는 때도 오겠지만 아기의 존재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한 지금의 날들을 더 선명히 느끼고,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