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에세이) 너를 사랑하는 이유

by 우스갯소리

원체 아기를 예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는 아기를 예뻐라 하는 사람은 아니다. 아기란 방긋방긋 웃다가도 언제 울음을 터뜨릴지 모르는 존재이므로, 예뻐하기도 전에 부담감이 더 큰 것이다. 아기들의 생김새도 찐감자처럼 비슷비슷해서 잘 구분이 안되었는데, 그러던 내가 삼십대 중반에 아기를 낳고서야 아기가 얼마나 예쁜 존재인지를 알아가고 있다.


어디 하나 모난데 없이 둥글둥글한 실루엣

꼼지락거리는 작은 손과 발

품에 폭 안기는 따스함

먹는대로 튀어나오는 야들야들한 배

자고 일어나서 부은 호빵같은 얼굴

까꿍 소리만으로 저항없이 터지는 웃음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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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너는 기억하지 못할 이 순간들을, 나는 언제든 기억에서 재생해볼 수 있게 생생히 눈에 담고 싶다. 제법 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딱 하루만 돌아가서 어린 시절의 자녀를 보고싶다고도 하는데, 그 말을 떠올리면 때때로 아기를 보고 있어도 그리운 느낌이 난다. 언젠가, 어쩌면 생각보다 곧, 키도 쑥 자라고 목소리도 굵어지고 사춘기로 짜증도 낼 아들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9개월 아가의 동그란 뒷통수를 오랫동안 바라본다. 아기가 쑥 커서 내 품을 벗어난다고 해도, 그 때도 여전히 사랑할 것이 틀림없다.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이런 생경한 마음을 느끼면서, 우리 부모님도 나를 이렇게 키웠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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