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롤모델

풍문으로 들었소

by 우스갯소리

내가 처음으로 교사가 되고 싶었던건

초등학교 4학년 때다.

초고도비만으로 몸집이 짐볼과 비슷하고

개성이 독특하여 꾸준히 놀림받던 아이가 있었다.

나는 4학년이 되어서 그 아이를 처음 만났고,

그 아이를 둘러싼 소문도 처음 들었다.

"오한비, 마구 소리를 지른대."

"오한비, 교실에서 창문을 부수고 뛰어내리려고 했대."

오한비를 직접 겪어보기 전에 들은 이야기들로

오한비와 거리를 두고 싶었다.


담임 선생님은 40대의 여선생님으로

우리들의 행복과 성장을 위해 애쓰시는 분이었다.

단체로 폴카 댄스도 처음 추어봤고,

'바니바니'라는 게임도 처음 해봤고,

처음으로 학급 회의도 학생 주체적으로 해봤다.

친근하게 대해주시는 선생님이 좋았고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어 즐거웠지만

여전히 오한비와는 거리를 두던 어느 때였다.


선생님이 그 아이와 어깨동무를 하고

그 아이와 대화하면서

"한비는 진짜 재미있구나!"

하던 순간이 아직도 선명하다.

한비도, 담임 선생님도 활짝 웃고 있었다.

'위험한 아이가 아니었네?'

그 때를 기점으로 서서히

오한비는 재미있는 한비로

아이들과 융화되기 시작했다.


여러 해가 흘러

내가 교단에 서보니

아이에게 겹겹이 쌓인 그늘을 걷어내기가

참 어려운 일이라는걸 알게 됐다.


지금도 그 때를 가끔씩 생각한다.

학급에서 가장 못 어울리는 아이와

가장 먼저 친구가 되어주었던

어깨동무 하며 깔깔 웃던 선생님.

지금도 변함없는 나의 롤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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