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완벽했다.
적당히 시원한 온도와
파란 하늘에 어우러지는 성곽을 배경으로
나들이 나온 커플들을 바라보면서
여유롭게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는 기쁨까지.
오래오래 음미하고 싶은 시간이었다.
난데없이 파리 두 마리가 시야 안에서 맴돈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겠지 했는데
같은 경로를 머물며 빙빙 돈다.
계속계속 빙빙 돈다.
울컥 짜증이 치밀면서
모든 신경이 파리 두 마리에게 곤두선다.
배경이고 커플이고 눈에 안 들어오고
오로지 저놈의 파리를 때려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찬다.
완벽한 시간을 망치는건
적당한 온도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아무 의도없이 춤추는 파리 두 마리에
시선을 빼앗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