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좋아한건 서른살 즈음부터였을까?
꽃피는 계절에 우연히 혼자 산에 올랐는데
에너지가 샘솟고 정신이 맑아지는걸 느꼈다.
그로부터 부지런히 혼자서,
때때로 소중한 이의 손을 이끌고서,
산으로 산으로 향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체력을 쓰는 일이므로
산행하는 내내 좋기만한건 아니다.
유독 벌레가 떼지어 따라붙는
벌레 구간이 성가신건 말할 것도 없고,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 시작되면
산행을 지속할 의지가 심히 꺾여
당장에 발 디딜 땅만 바라보며 걷는다.
그렇지만 여전히 산이 좋은건
보폭을 줄여 한발 한발 내딛다 보면
선물처럼 펼쳐지는 꽃길이 있기 때문일까,
흐르는 계곡 물 소리가 청량하기 때문일까,
다람쥐나 딱따구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일까,
정상에서 바라보는 뿌듯한 광경 때문일까...
오르막 구간이어도, 꽃길 구간이어도
곧 다른 길이 나온다는 이치를 몸이 익힌다.
그렇게 또 산을 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