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은 마음과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쏟아지는 때가 있다.
나의 경우는 특히 혼자 걷고 있을 때가 그렇다.
아이를 낳은 후에는
혼자 또는 걷기 또는
혼자서 걷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더하자면 쏟아지는 나의 생각들을 되새김질하며
혼자 걷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오늘은 그런 날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챙겨 나온 이어폰도 꼽지 않고 걸었다.
시간이 총알 같다던 언제인가의 기억 속
내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바닥에는 나뭇잎들이 나와 함께 흩날리고 있었다.
시끄러운 소음에 햇볕이 드는 자리를 지날 때는
어지러움에 눈을 감았다. 그렇게 걸었다.
요즘 날씨는 겨울이 되는 건지 봄이 되려는 건지
기가 막히게 나를 농락한다.
솜잠바를 턱 끝까지 올려 무장한 내가 무색하게.
숨이 차고 몸이 따스해질 무렵
목적지를 향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나는 알지 못하는 것에 도전과 흥미보다는
언제나 날 선 두려움을 느낀다.
삶은, 많은 두려움들을 외면하거나
견뎌내야 하는 선택 속에
멈춰있을 것인지 나아갈 것인지 밀당하는
긴 여정의 줄다리기인 것 만 같다.
오늘의 나는 두려움을 마주하는 선택을 했고
목적지에 달았을 무렵에는 많이 지쳐있었다.
이 것을 마친 후에도, 이곳에서 떠난 후에도
나는 또 다른 두려움과 선택과 목적지를 향해야 할 것이다.
두려워도 숨이 차도 어지러워도 지쳐도.
이렇게 지속되는 거다.
나를 스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오늘은 겨울도 착각하고 갈 뻔한 따뜻한 날이었다.
오늘 날씨는 참 맑고 따스했다.
오늘도 나는, 나와 같을 너는.
이렇게 또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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