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집요한 그놈

by happyanding

요즘은 부쩍 혼자 있고 싶은 날이 많다.

평소엔 무던히 넘겼던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길게 찢기고, 별일 아닌 것들이 자꾸 가슴을 눌러온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울이란 놈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어딘가에 잠시 숨었다가 내가 방심한 순간

“오랜만이야, 잘 지냈지?” 하고 다시 말을 건다.

하지만 나도 이제 만만한 상대는 아니니까.

(느낌 아니까.)


그 놈을 서둘러 없애려 애쓰면 당하고 말걸 안다.

그저 조용히 “그래, 또 왔구나” 하고 어르고 달래고

맞이해야 한다.

마흔이 되어도 그때, 이십 대의 나처럼. 나의 모든 날은 물음표이고 그래서 무섭고 여전히 서툴지만 우울이 와도 괜찮은 하루를, 그 하루를 조용히 견뎌낼 나를, 조금씩 더 다정하게 바라보는 법을, 나는 이제 조금은 안다.


그래서 무섭지만 당당하게 마주할수있다.

나는 그놈이 언제든 내게올 걸 알았으니까.



세상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그대의 시련조차도
-찰리 채플린-


나는 영원함이 없다는 것을 안다.

내게 그렇듯, 시간에게도. 좋아했던 유명한 드라마 대사처럼 천년만년 가는 사랑도 슬픔도 없으리라.

또다시 스멀스멀 나오는 내안의 질척한 그놈도.

당신과 내게 들러붙어 끈적거리는 불안도.


우리를 먹고 자라는 우울이 우리를 망가뜨릴수도있지만 다시 서게 할수도 있다는걸 그놈들은 모른다.

본때를 보여줄 날이 올것이다.


기다려야한다.


기다려본다.







#나름감성에세이 #또왔니 #지겹지도않니 #정들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