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우울증이 찾아왔을 때,
나는 불안이 밀려올 때마다 휘갈겨 글을 써댔다.
솔직히 그건 글이라기보단,
내 안의 불안함을 토해내는 것과 같았다.
쏟아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
귓가에 쿵쾅거리던 심장소리를 껴안고,
눈물을 먹어가며 써 내려간 그 일기들이,
돌이켜보면 나를 살렸다.
기억으로 내 글쓰기의 시작은 초등학교 6학년,
글을 써서 처음 상을 받았던 날부터였던 것 같다.
나는 가난한 집의 아이였고,
책을 좋아했고,
세상에 내 감정을 덧입혀 쓰는 걸 좋아했다.
상을 받던 날,
밤낮으로 일하던 아빠가
처음으로 일을 쉬고 상 받는 딸을 보러 왔다.
나를 보러 왔다.
다정하고 똑똑하고 뭐든지 잘하던 오빠보다
자랑스러웠던 첫 순간이었으리라.
(그 이후에도 그런 순간이 있었을지...)
상 때문이었까, 아빠 때문이었을까.
그날은 내게 오래도록 머물렀다.
마치 긴 꿈처럼.
어른이 되고 글은 일기가 되었고
나는 더 이상 꿈꾸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다시 마주한 나의 불안에
나는 피하지 않고 마주했다.
나는 살고싶었고, 살고 싶다. 그때도 지금도.
아주 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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