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모님과 밥을 먹고 공원을 산책하다가
내 아빠는 유난히 징징대던 손주를 안아
목마를 태우고 내 앞을걸었다.
나는 그 뒷모습이 퍽 좋았다.
아빠도 아들도 신나 보였다.
뭉클 보다는 덜한 따스함.
즐거움보다는 조금 못한 행복.
그 뒷모습이, 참 좋았다.
부모님이 가신 후 사진을 보내드렸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아빠와 통화를 하며
"사진 어때? 이쁘지?" 했더니
"아니, 뒷모습을 왜 찍었어. 나는 내 뒷모습을 처음 봤어. 별로더라. 볼 품 없어 보여"
당혹감과 비슷한 미안함.
미안함을 가장한 당혹감.
미웠던 적도 많지만 볼품없다,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순간도 없었는데.
뒷모습을 한 번도 본 적 없다던 말이 꽂혔다.
아빠는 왜 한 번도 자신의 뒷모습을 본 적이 없을까.
보지 않았던 걸까, 못 했던 걸까?
나에게 따스했던 아빠의 뒷모습이
아빠에겐 보지 않던, 보지 못한 세월이었나 보다.
앞으로만 가는 나를 보며 스쳐 보냈을 시간이었나 보다.
아빠의 뒷모습에 따스함과 함께
다른 감정이 앉았다.
이제 막 엄마가 돼 가고 있어 무엇인지,
아직 다 엄마가 못되어 무엇이라,
알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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