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2. Lacan의 ‘욕망이론''

자녀는 부모의 욕망을 욕망한다.

by 이또숙



자녀는 부모의 욕망을 욕망한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라캉 (Jacques Lacan)의 ‘욕망 이론‘에 이런 말이 나온다.


’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그는 내가 바라는 욕망이 진정 나의 욕망이 아닌,

나와 가깝게 관계 맺고 있는 타자의 욕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요약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촉발되었다고 믿는 자발적 욕망이,

사회적으로 주입되었거나 관계적으로 요구받는 욕망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에 나는 ‘공부’를 매우 싫어했다.

그랬던 내가 대학교를 가고, 대학원을 가고, 계속해서 공부하는 이유는 엄마의 영향이 가장 컸다.

공부하는 건 무엇보다 싫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가 행복하길 바랐다.


하지만 내가 대학교를 가지 않으려 할 때나, 대학 졸업하자마자 해외로 가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부모님을 위해 기꺼이 내가 싫어하는 것을 감내하는 것.

내게는 그것이 유일한 효도였고, 사랑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즐겁거나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때로는 지겨워했고, 때로는 부모님 말에 휩쓸려 내가 가야 할 길을 놓치고 있다 생각하며 괴로워했다.

남들이 돈을 벌며 일하던 시기에 나는 돈을 쓰며 공부하고 있었고,

남들이 돈을 쓰며 놀던 시기에 나는 모은 돈 없이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논문을 쓰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져 갈 때, 나는 어머니께 말했다.

이제 공부 그만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겠다고.

그러지 않으면 잘되길 바라며 해주셨던 당신의 제안이

원망의 화살이 될 것만 같다고 말이다.


어머니는 평생의 한으로 남아있던 배움의 열망을 다행히 나와 다른 자녀들을 통해, 만족하고 계셨다.

당신의 만족이 곧 나의 만족이고, 당신의 행복이 곧 내 행복이기에 나의 ‘교육 목표’는 곧,

어머니의 평안을 위함이었다.


유난히 내게만, 공부를 강요하는 듯했던 엄마의 마음을 나는 최근에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 넷째 딸이 유난히도 약했기 때문에 공부를 시키고 싶었다. 노후에 편안한 생활을 하라고.

다른 자녀들은 시키지 않은 과외도 시키고 피아노 학원도 보냈지만 자식은 내 마음 같지가 않았다.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지 않고,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했다.

학원 보내놓으면 친구와 놀고,

과외 보내놓으면 친구와 놀고,

난 그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다른 형제는 보내지 않고 없는 형편에 가르치려 했지만

친구와 놀면서 엄마를 실망시켰기 때문에

넷째 딸을 더 이상 교육시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요즘엔 모르는척하고 계속 보냈었다면,

더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이또숙 여사님의 글 中





엄마는 비교적 몸집이 작고 왜소하게 태어난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육체노동보다는 교육에 종사하며 살아가길 바라셨던 것 같다. 어머니의 그 깊은 뜻과, 염려의 마음을 이제야 뒤늦게 깨닫게 된다.


자식은 서운했던 것만 '머리'에 기억하고,

부모는 미안한 것만 '가슴'에 남긴다더니

엄마는 여전히 못해준 것만 헤아리고 있나 보다.


엄마의 일기를 들여다보고, 엄마와 책을 쓰는 일은 나와 어머니의 삶을 찬찬히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