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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남용 Apr 05. 2020

1달러

캄보디아 여행


사원을 오르는 나를 쫓아온다.

뜨거운 햇볕과 가파른 계단에 지쳐 잠시 쉴 때면 부채질을 내게 해준다.
'뭐지? 1달러 달라고 조르는 것은 아닐까?'
나는 얼른 부채를 뺏어 바람을 되돌려 다. 그렇게 계속 바람을 주고받으며 난 1달러 생각만 한다.
사원을 둘러보고는 그늘을 찾아 앉았다. 내 옆에 따라 앉는다. 참 끈질긴 아이이구나 싶었다. 볼품없는 힌두교 사원이지만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카메라를 내려놓고 타이머를 맞췄다. 카메라와 나. 2,3미터 남짓한 거리. 행여나 카메라를 들고 도망갈까 봐 손짓으로 아이를 불렀다.

그러자  활짝 웃으며 뛰어와 V를 그린다.


이제야 내가 웃는다.

수없이 찾아오는 운과 연.

그동안 난 내가 만든 벽으로 막으며 살았나 보다.


미안하고 또 부끄럽다.


- 캄보디아 바탐방 프놈 버넌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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