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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미 Jan 28. 2023

아무것도 하지 않을 각오로 미라클 모닝

0칼로리 기상루틴

사진: Unsplash의 Yara


대학생 때만 해도 아침에 잠들고 저녁에 잠드는 야행성 리듬으로 살았다. 밤에 일찍 자야지 싶다가도 12시부터 의욕이 샘솟고 잘 수가 없는  각성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 기분으로 잠들라고?' 만물이 잠들어 있는 새벽 3시의 고요는 내가 제일 사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대학생의 사치였다는 것을 직장인이 된 후 깨달았다. 하루종일 일하고 야행성 리듬으로 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내가 좋아하는 적막을 느끼기도 전에 나는 이미 잠들어버렸으니까. 주말에는 야행성으로 돌아가 새벽의 영롱함을 맛보았으나 그것도 점점 힘에 부쳤다. 20대에는 미국 드라마를 거의 밤새워서 봐도 괜찮았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너무 피곤해서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예전처럼 아침 7시에 잠드는 생활을 할 체력이 점점 고갈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되도록 일찍 자려고 노력한다. 가끔 새벽 4시까지 잠들지 못하는 밤도 있지만.


야행성을 포기하는 대신 얻는 것도 있다. 이른 아침 햇살이 내 몸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그 순간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다. 기분 탓이 아니다. 우리는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어제와 다른 나로 기상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제의 당신과 오늘의 당신은 다른 사람이다. 다만 아침 햇살로 빛샤워를 할 때 눈부시게 깨닫게 될 뿐이다. 아침이 내게 주는 강렬한 스포트라이트. 우리는 누구나 그 스포트라이트를 누릴 수 있다. 


그러니 아침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각오로 일어나서 해를 맞이하자. 눈을 감고 생명의 기운을 가슴 깊숙이 받아들이자. 어제처럼 오늘도 당신은 멋진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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