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스승
드디어 나온 CAP pâtissier Convocation! 시험 날짜가 정해졌다.
- Chef d'oeuvre 5월 15일 월요일 오전 9시
- 영어 말하기 5월 23일 화요일 오전 8시 30분
- EP1 5월 25일 목요일 목요일 오전 8시
- 불어, PSE, 수학-물리-화학 6월 5일 월요일 오전 10시~ 오후 5시 반
- 영어 듣기 읽기 쓰기 6월 6일 화요일 오후 2시
- 불어, 역사-지리-도덕 말하기 6월 15일 오후 1시 30분
- EP2 6월 19일 월요일 오전 8시
두 달간 무려 7일간에 걸쳐 치르는 시험. 수학능력시험도 하루면 끝나는 걸 생각하면 참 쉽지 않은 시험임이 분명하다. 실기시험인 EP1과 EP2때 technologie와 Gestion, 응용과학까지 같이 시험 보는 걸 생각하면 부담이 엄청나다. 물론 모두 같은 비중을 갖는 것은 아니다. 실기시험 > 불어, 역사 지리 도덕 말하기 > 불어, PSE, 수학 쓰기 > 영어, 스포츠 순으로 그 중요도가 가린다. 결국 영어나 스포츠에서 아무리 좋은 점수를 맞아도, 실기시험에서 저지른 큰 실수를 만회하기는 힘들 거라는 말. 거꾸로 말하면 실기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나머지 일반 교과 시험은 조금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이다. 물론 20점 만점에 10점을 모두 다 넘어야 시험에 합격할 수 있으니 어느 과목이건 등한시할 수는 없다.
지난번 실기 모의시험에서 받은 충격과 실수를 바탕으로 특별 보충수업을 갖기로 했다. 브리오쉬나 뺑오레는 2년 전 실기수업 이후로 일하면서 다뤄보지 않은 품목이라 자신이 없어서 이 부분을 먼저 해보기로 했다. 지난 토요일 11시 퇴근 후 저스틴과 함께 지난여름에 일했던 Saint-Sauveur에서 말이다. 굳이 지금 일하지 않은 곳에까지 가서 나머지 공부를 하는 까닭은 새로운 장소가 주는 낯섦에서 오는 긴장감이 좋았고, 지금 일하는 곳은 모두가 같은 시간에 퇴근을 해서 궁금한 게 있거나 막혔을 때 물어볼 사람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Saint-Sauveur에는 제레미가 오후에 남아 빵을 굽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다. 제레미는 나이는 나보다 한창 어리지만 경력이 많은 유능한 제과제빵사이다. 매번 술자리에서 농담이나 하던 친구인데, 옆에서 지도해 주는 걸 보니 경험도 많고 팁도 풍부한 재능 있는 친구 같다.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 알면 그가 바로 스승인 셈!
위 사진은 버터를 넣기 전에 반죽에 충분히 글루텐이 생겼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지난번 모의시험 때 반죽기 벽면에 붙은 반죽을 잘 긁어서 섞지 않은 게 문제였던 것 같다. 바닥끝까지 잘 긁어내는 게 중요!
퇴근 후 연이어 나머지 공부를 하려니 몸은 무척 힘들었지만 확실히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것과는 달리 직접 해보니 머릿속에 훨씬 잘 남는 것 같다. 시험에 이 품목이 나온다면 긴장하지 않고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이번 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우리 빵집에서 가장 경력 많은 제빵인인 플로라에게서 크로와상과 갈렛트를 배워보기로 했다. 일하면서 배워 볼 기회가 없다고 아쉬워 하기는 너무 늦은 시간. 누구라도 붙잡고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한다! 나의 스승이 되어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