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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매니아 Apr 25. 2023

퇴근 후 보충수업

누구나 스승

    드디어 나온 CAP pâtissier Convocation! 시험 날짜가 정해졌다. 


- Chef d'oeuvre 5월 15일 월요일 오전 9시

- 영어 말하기 5월 23일 화요일 오전 8시 30분

- EP1 5월 25일 목요일 목요일 오전 8시

- 불어, PSE, 수학-물리-화학 6월 5일 월요일 오전 10시~ 오후 5시 반

- 영어 듣기 읽기 쓰기 6월 6일 화요일 오후 2시

- 불어, 역사-지리-도덕 말하기 6월 15일 오후 1시 30분

- EP2 6월 19일 월요일 오전 8시

파티시에가 되는데 이렇게 많은 시험 과목을 치러야 한다니...


    두 달간 무려 7일간에 걸쳐 치르는 시험. 수학능력시험도 하루면 끝나는 걸 생각하면 참 쉽지 않은 시험임이 분명하다. 실기시험인 EP1과 EP2때 technologie와 Gestion, 응용과학까지 같이 시험 보는 걸 생각하면 부담이 엄청나다. 물론 모두 같은 비중을 갖는 것은 아니다. 실기시험 > 불어, 역사 지리 도덕 말하기 > 불어, PSE, 수학 쓰기 > 영어, 스포츠 순으로 그 중요도가 가린다. 결국 영어나 스포츠에서 아무리 좋은 점수를 맞아도, 실기시험에서 저지른 큰 실수를 만회하기는 힘들 거라는 말. 거꾸로 말하면 실기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나머지 일반 교과 시험은 조금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이다. 물론 20점 만점에 10점을 모두 다 넘어야 시험에 합격할 수 있으니 어느 과목이건 등한시할 수는 없다.


    지난번 실기 모의시험에서 받은 충격과 실수를 바탕으로 특별 보충수업을 갖기로 했다. 브리오쉬나 뺑오레는 2년 전 실기수업 이후로 일하면서 다뤄보지 않은 품목이라 자신이 없어서 이 부분을 먼저 해보기로 했다. 지난 토요일 11시 퇴근 후 저스틴과 함께 지난여름에 일했던 Saint-Sauveur에서 말이다. 굳이 지금 일하지 않은 곳에까지 가서 나머지 공부를 하는 까닭은 새로운 장소가 주는 낯섦에서 오는 긴장감이 좋았고, 지금 일하는 곳은 모두가 같은 시간에 퇴근을 해서 궁금한 게 있거나 막혔을 때 물어볼 사람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Saint-Sauveur에는 제레미가 오후에 남아 빵을 굽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다. 제레미는 나이는 나보다 한창 어리지만 경력이 많은 유능한 제과제빵사이다. 매번 술자리에서 농담이나 하던 친구인데, 옆에서 지도해 주는 걸 보니 경험도 많고 팁도 풍부한 재능 있는 친구 같다.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 알면 그가 바로 스승인 셈! 

    위 사진은 버터를 넣기 전에 반죽에 충분히 글루텐이 생겼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지난번 모의시험 때 반죽기 벽면에 붙은 반죽을 잘 긁어서 섞지 않은 게 문제였던 것 같다. 바닥끝까지 잘 긁어내는 게 중요! 

발효를 기다리며 맛본 제레미가 만든 산딸기 크로와상. 그의 재능은 어디까지란 말인가...
여러가지 팁을 많이 배울 수 있엇던 성형과정. 모의 시험때 처럼 대충 머리를 만들어 내는 건 탈락의 요인이다. 손가락에 밀가루를 많이 묻혀 꾹꾹 만들어주기!
1킬로 브리오쉬, 1킬로 뺑오레 반죽으로 꽤나 많이 만들었다. 발효실에서 1시간째 발효 중.
발효실에서 나온 반죽에 가위로 모양 내어주기. 갖나온 뺑오레는 하얀 찐빵같다. 
그리고 완성! 학교에서 만들때보다 훨씬 더 예쁘고 잘 나왔다!

    퇴근 후 연이어 나머지 공부를 하려니 몸은 무척 힘들었지만 확실히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것과는 달리 직접 해보니 머릿속에 훨씬 잘 남는 것 같다. 시험에 이 품목이 나온다면 긴장하지 않고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이번 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우리 빵집에서 가장 경력 많은 제빵인인 플로라에게서 크로와상과 갈렛트를 배워보기로 했다. 일하면서 배워 볼 기회가 없다고 아쉬워 하기는 너무 늦은 시간. 누구라도 붙잡고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한다! 나의 스승이 되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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