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상하이 1

이거… 맞아?

by 코코넛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 공기, 곳곳에서 들리는 중국어와 한자가 즐비한 간판들. 그리고 자연스러운 길빵 기어이 다시 오고야 말았다. 그렇게 고대하던 상해에.


“코코넛! 우리 내년 초에 상해 갈 수 있을 것 같아!”

“헤엑, 어떻게?”

“대표님이 성과급으로 여행이라도 다녀오라고 시간 빼주신대!”

지난 상해 여행 이후 나는 중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며 언제고 다시 상해에 가고 싶어 했고, 기회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근데 이제 문제는 돈이 물처럼 빠져나가 한 푼 한 푼이 아쉬웠던 24년 말이었다는 건데, 그럼에도 이 여행을 포기할 순 없었다.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크게 없는 오랑우탄과 일 없이 지낼 수 있는 3박 4일이란 돈보다 귀했으므로.


작년 여행 때와 달리 지금은 무비자로 중국 입국이 가능해진 관계로 준비 과정은 수월했다. 난관에 봉착한 건 호텔 예약에서였다. 우리는 와이탄 가까운 곳에 묵고 싶었고, 적당히 타협한 가격과 컨디션의 호텔을 찾아냈다. 거기까지는 일사천리였다. 그런데 막상 예약할 때가 되자 안 좋은 후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찾으려고 찾다 보니 끝도 없었다. 아무리 좋은 호텔도 1점짜리 리뷰는 있기 마련 아닐까. 애써 외면하며 밀어붙이려 했으나 바선생만큼은 단숨에 우리의 의지를 꺾어 놓았다. 그렇게 한참을 눈에 차는 호텔을 찾지 못한 채 무의미한 클릭질만 해대고 있었다.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더 상하이 에디션’이라는 우리의 예산을 한참 넘어선 호텔을 클릭해 본 건. ‘1박에 50만 원? 뭐 얼마나 좋길래?’ 하는 그런 마음에서였지, 정말로 이곳에 묵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 돈을 하루에 태우는 건 우리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절대로 그랬지만 사진을 본 순간 우리의 마음속엔 시시각각 변화가 일었다.


“뭐, 좋긴 좋네.”


“위치도 우리가 딱 원하던 곳이기는 해.”


“미친 척하고 하루만 여기 묵을까?”


“딱 하루는 너무 아쉬울 것 같기도 하고…. 이틀…?”


처음부터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답정너 상태로 2주가량 고민한 우리는 결국 10만 원대 호텔 1박과 상하이 에디션 2박을 예약했다. 이왕 비싼 데 묵기로 한 거 방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그렇게 가장 궁핍한 재정 상황에 계획한, 가장 호화스러운 두 번째 상해 여행이 탄생했다.




상해 갈 생각에 너무 좋았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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