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와우신내떡>
여학생들이 떡볶이를 좋아한다는 증거는 여대 앞을 가보면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숙명여대 앞에도 수많은 떡볶이집들이 있는데 체인점, 떡볶이 뷔페, 조리되어 나오는 일반 떡볶이집, 끓여 먹는 즉석 떡볶이집 등 다양한 종류의 떡볶이 가게를 골라서 방문할 수 있다. 집과 가까워서 자주 들락날락하는 숙대 앞에서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집은 아무래도 이곳 <와우신내떡>이다. 아주 작은 가게이지만 내부는 주로 숙대 학생들로 보이는 손님들로 꽉꽉 차있다. 그중에서 나는 학생도 아니지만 단골급으로 많이 방문하는 셈이다.
항상 먹는 것은 2인이 딱 먹기 좋은 세트메뉴로 감자튀김과 떡볶이, 참치주먹밥 그리고 음료가 나온다. 아무리 분식이라지만 푸짐하고 맛있는 한 끼를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떡볶이 위에는 토치로 방금 녹인 모차렐라 치즈와 파마산 치즈가루, 튀긴 옥수수 알갱이가 올라가 있다. 치즈도 맛있지만 이 튀긴 옥수수가 참 고소하고 매운 떡볶이와 궁합이 잘 맞는 토핑이다. 떡볶이는 1단계부터 점점 매운맛이 올라가서 1.5 정도도 맵찔이에게는 꽤나 매운 편인데 신라면 정도의 매운맛으로 맛있게 매워서 나는 항상 1.5단계를 먹는다. 만약 매운맛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2단계 이상을 도전할 수도 있겠다. 소스에는 카레 가루를 넣으셨는지 살짝 카레 맛이 난다. 떡은 확신의 밀떡이며 동글한 모양의 떡을 두 개 뭉쳐놓은 떡도 같이 들어가 있어 심심하지 않다. 고춧가루는 아주 잘게 간 걸 쓰셔서 거의 입에 남지 않는 떡볶이 소스이고 깊은 맛이 나서 좋다. 간혹 가다 조미료맛과 고춧가루 맛이 아주 정직하게 나는 떡볶이를 먹을 수 있는데 그런 떡볶이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항상 갈 때마다 맛도 변함없이 맛있어서 이런 점 때문에 이곳이 긴 시간 꾸준히 사랑받지 않았을까.
감자튀김도 바삭바삭 잘 튀겨져 그 위에는 달짝지근한 칠리소스, 갈릭 소스가 뿌려져서 나온다. 주먹밥에는 잘게 썰린 단무지, 김가루, 마요네즈에 버무린 참치가 들어가 있어 잘 섞어서 먹으면 된다. 떡볶이를 먹다가 감자튀김도 먹고 주먹밥도 한 숟가락 먹고 또다시 떡볶이를 먹는 무한굴레에 빠진다. 참 재밌고 맛있다.
다 먹고 나갈 때면 항상 사장님은 사탕 같은 것을 챙겨가라고 말씀하시는데 얼마나 정겨운지 모르겠다. 이런 친절함 때문에도 계속 생각나고 방문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 같다. 무엇이든지 정량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숙대 학생들은 참 좋겠다.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우리 요 앞에 와우신내떡 갈까?"라고 말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