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기 베인>
에스트라공: 멋진 경치로군, (블라디미르를 돌아보며) 자, 가자
블라디미르: 갈 순 없어
에스트라공: 왜?
블라디미르: 고도를 기다려야지
에스트라공: 참 그렇지. (사이) 여기가 확실하냐?
소년은 멍하니 접시를 내려다보았다. 불안 증세처럼 배에서 이상한 느낌이 나서 도저히 먹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숨이 턱턱 막히는 쓰라림이 아니라, 무언가가 노란 햇살처럼 방울방울 솟아올랐다. 속에서 미소가 터져 나왔다. 셔기는 커다란 정사각형 탁자에 드러누워 양말 신은 발을 올리고, 탁자가 환희로 반들반들 빛날 때까지 꼬리뼈를 대고 빙글빙글 돌았다. <셔기 베인>, P202
내가 책을 읽는 건, 보기 위해서예요. 삶의 반짝이는 고통을, 현실에서보다 더 잘 보기 위해서예요. 위안을 받고자 책을 읽는 게 아닙니다. 난 위로받을 길 없는 사람이니까. 무언가를 이해하려고 책을 읽는 것도 아니에요. 이해해야 할 건 하나도 없으니까. 내가 책을 읽는 건 내 삶 속에서 괴로워하는 생명을 보기 위해섭니다. 그저 보려는 겁니다. <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