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집구석 DJ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벽두시 Apr 01. 2020

오랜만에 그루브, 얘들아 고맙다!

예지(yaeji)와 페기 구(Peggy Gou)

영국에서는 이제부랴부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3주간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벌써 2주째가 되어 가고 있는데 안 그래도 불안한데 집에만 있으니 닭장에 갇힌 닭처럼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집중이 안돼서 글을 쓰는 것도 너무 어렵다. 그래서 며칠에 걸쳐 쓴 글이 너무 보잘것없어 보여서 발행도 못하고 계속 저장만 해놓고 있다. 그리고 내 영혼을 유튜브와 인터넷에 다 떠맡겨버린 느낌이다.

아무튼 코로나 때문에 답답하고 힘든 와중에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두 명의 처자들을 알게 되었다. 뉴욕의 예지 양과 베를린의 페기 구 여사이다. 이 둘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음악 프로듀서이자 DJ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가고 있고, 영국 BBC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Yaeji _Raingurl 뮤직비디오에서


https://youtu.be/_3T8KznhThQ

예지(Yaeji)는 1993년 생인 한국계 미국인으로 대학에서 비주얼 아트를 전공하다 학교 라디오 활동을 하면서 음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평범한 외모와 아직은 앳되보여 '~'이라고 붙여주면 어울릴 것 같지만 한번 음악을 들으면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나오게 된다. 음악 구성이 풍부하고 다양하여 상당히 중독성이 강하다.  미씨 엘리엇의 힙합 음악을 듣고 자랐다더니 랩도 자유자재로 세련되게 잘 구사한다. 결정적으로 금세 듣는 이의 어깨와 엉덩이를 들썩하게 만드는 강력한 그루브를 장착한 음악을 선보인다. 마흔 넘은 내가 오랜만에 신나는 음악 덕에 젊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Peggy Gou_출처 Graziame.com)

https://youtu.be/kD0en6bbJPI    

런던에서 패션을 전공한 한국인 페기 구. 그녀는 옷을 잘 입고 얼굴 또한 화려하고 예쁘장하게 생겨서 패셔니스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페기 구는 그런 이력을 살려 자신의 패션 브랜드 Kirin을 론칭하기도 했다. 1991년 생으로 페기라는 약간 예스러운 영어 이름을 사용하여 '여사'라고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음악도 약간 복고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한국의 전통적인 선율에도 음악적 영감을 받아서 가야금이나 판소리 같은 요소를 음악에 집어넣기도 한다. 2018년에 영국 인디음악 협회(AIM)에서 주는 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고, 포브스 아시아에서 꼽은 영향력 있는 리더로 꼽히기도 했다. 시원시원하고 걸 크러쉬 묻어나는 쿨한 성격 또한 매력적이라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둘 다 음악뿐만 아니라 비주얼 아티스트로서의 능력도 선보이는 다재다능함을 지녔다. 또한, 예지의 음악은 애플 광고에 실렸고, 페기 구는 LG 모바일폰 광고 모델로도 활약해 대세임을 입증했다.

공통적으로 둘다 하우스 리듬을 기본으로 한국말 가사가 들어간 인디 음악을 선보이고 세계적으로 활발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이 두 예술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용감하게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는 것에 박수를 쳐 주고 싶다.

내가 젊은 시절로 돌아갔더라도 이런 자신감과 용기, 열정이 있었을까?

이들의 열정 넘치는 음악을 듣고 있자니 푸릇 푸릇했던 과거의 젊은 날들이 떠오른다..

그르부한 음악으로 코로나를 잊게해줘 고맙네 젊은이들..             

매거진의 이전글 범상치 않은 "범 내려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