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나이에 처음 갔을 때, 도시 외곽에 공장 단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BMW. 한국 기업 간판이 낯설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이미 10년 전 풍경이었다.
지금은 애플 공급망의 폭스콘과 페가트론이 첸나이와 하이데라바드에 들어왔고, 구글과 삼성은 인도를 스마트폰 생산의 핵심 기지로 키우고 있다.
모디총리가 2014년 집권하면서 내건 슬로건이 'Make in India'였다. 선언은 많았고, 결과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PLI(생산 연동 인센티브) 제도가 그 이유다.
PLI란 무엇인가
PLI는 Production Linked Incentive의 약자다. 기업이 인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생산하면 그 생산액에 비례해 정부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구조다. 단순 보조금이 아니다. 실제로 만들어야 받을 수 있다.
대상은 스마트폰,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섬유, 식품가공 등 14개 전략 산업이다. 총 인센티브 규모는 약 26조 루피(한화 약 400조 원)에 달한다. 806개 기업이 승인을 받았고, 현재 투자 실행 금액은 23조 루피를 넘었다.
숫자로 본 결과
결과는 숫자가 말한다. PLI 도입 후 인도 제조업 생산액은 146% 증가했다. 스마트폰 수출은 2024~25 회계연도 기준 약 18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자제품 전체 수출은 10년 전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스마트폰 공장 숫자가 2014년 2개에서 지금 300개로 늘었다는 숫자가 이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인도가 노리는 건 대체가 아닌 분할이다
중요한 것은 인도가 중국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공급망을 나눠 갖겠다는 전략이다. 미중 갈등으로 China+1 전략을 채택한 글로벌 기업들이 제2 생산 기지를 찾을 때, 인도는 그 선택지 중 가장 매력적인 위치에 있다.
인구 14억, 영어 사용 가능한 엔지니어 인력, 민주주의 시스템,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이 조합이 애플, 구글, 테슬라 같은 기업들을 인도로 끌어들이고 있다.
한계도 있다
인프라가 여전히 약하다. 전력 공급 불안정, 물류 비용, 관료주의적 행정 처리 속도는 아직 과제다. 중국의 생산 효율과 공급망 깊이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다. 그러나 방향은 맞다. 그리고 속도가 붙고 있다.
첸나이에서 본 것, 그리고 지금
첸나이 외곽 공장 단지를 처음 지나쳤을 때, 이 나라가 진짜 제조업 국가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지금 그 질문의 답은 이미 나오고 있다. 완성이 아니라 진행 중이다. 그래서 지금이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