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김해도 아빠입니다
나는 1살짜리 딸 김해도의 아빠로 살고 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해도를 '육아'라는 공동의 미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해도를 낳고 100일 예방접종을 완료하자마자 인도로 왔다. 아내는 기꺼이 본인의 커리어를 잠시 멈추었다.
인도에서 육아를 하다 보니 의료시설 등과 같은 인프라에 온 신경이 집중되었다. 시설이나 위생개념은 우리나라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있다 보니 아내와 딸과 거의 하루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는 아이를 출산 후에 조리원에도 가지 않고 집에서 같이 산후조리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와 1년 내내 같이 있었던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하루하루 자라나는 모습을 직관할 수 있었고 아이의 매일 변화되는 모습, 성장하는 모습, 달라지는 모습을 운 좋게도 이 모든 순간들을 같이 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같이 보냄으로써 서로 깊은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아이의 행동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나아가 아이를 어떤 방향으로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아내와 내가 서로 도와가며 딸을 육아하고 있지만,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엄연히 다르다. 달라야 한다고 우리는 공감했다. 엄마는 어떤 역할을, 아빠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순간과 상황을 맞이함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엄마와 아빠는 각자의 역할을 다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서로 끊임없는 대화와 공감을 통해서 최적의 방법을 스스로 찾는 과정을 말하는데, 이를 위한 선제조건을 바로 시간이다. 우리는 아이와 24시간 교감하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고 퇴근하기 전까지 아내는 아이와 있지만, 그 사이 나는 점심시간이나 비는 시간을 활용해서 최대한 집에서 아내와 아이와 시간을 보냈다. 한국보다 다소 여유롭고 탄력 있는 근무시간은 우리의 육아방식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이를 보고 있으면 가끔 나 자신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 같고 나와 비슷한 표정을 하는 것 같다. 심지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처럼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면 보낼수록 아이에 대해서 많이 알아가게 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의 행동에 제한을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의 표현에 최대한 자유도를 주는 것이 좋다. 아이는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이해하고 적응하고 있는 과정에서 어른이 중간에서 간섭하는 것은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는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다른 것처럼 아이들도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우리가 수십 년간 성장하고 배우면서 가지고 있는 지식을 아이에게 적용시키는 것은 상식적으로 논리가 맞지가 않는다. 다만, 아이의 거울이 부모인 것은 진리이기 때문에 아이가 가장 많이 보고 듣고 교감하는 부모가 건강하고 건전한 사고방식과 행동을 보인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부모의 좋은 모습들을 받아들일 것이라 믿는다.
나는 우리 해도의 아빠로서 지금부터 아이의 커가는 모습을 관찰하고 느끼는 것을 기록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