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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도리 Apr 06. 2024

만촌아, 몸을 왜 부들부들 떨어?

육아아빠의 길

기분 좋은 시작


병원에서 만촌이의 황달수치가 내려갔으니 퇴원해도 된다는 전화를 받았다.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만촌이를 데리러 병원에 갔다.





일반적으로 산후도우미로 불리는 관리사님께서 우리 집에 처음 오셨다. 능숙한 관리사님의 시연과 조언을 통해 신생아일 때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배우게 되었다.


모유는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트림을 시도하다가 나오지 않아도 눕혀놓으면 되지만, 분유일 경우에는 꼭 반드시 트림을 시켜야 한다. 분유통의 젖꼭지를 물릴 때에는 위, 아래 방향을 잘 확인하고 물려야 한다. 되도록 한 번에 먹여야 하는 것이 중요하고, 먹는 중에 공기가 유입되면 안 되기 때문에 젖병을 최대한 45도 주변으로 고정시키고 먹여야 한다.


적절한 실내 온도 및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태열 증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신생아의 반응속도는 정말 빠르다.


신생아들은 가끔 용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얼굴이 붉게 올라오는 증상을 볼 수 있다.


모유수유를 해야 하는데 계속 자려고만 할 때에는, 기저귀 갈이대에 올려서 팔과 다리를 살짝 쓰다듬어 주면서 쭉쭉 펴주면 조금씩 움직이면서 잠에서 깬다. 그리고, 혀를 날름 거리거나 입을 크게 벌리면 빨리 모유 수유 자세를 취하고 수유를 하면 된다.




관리사에 대해서


관리사는 통상 산모와 신생아 케어를 위주로 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집에 이들을 위한 기본적인 환경이 어느 정도 세팅이 되어야 한다. 물론, 관리사가 집에 이미 있는 것들로만 케어를 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흔히 육아템이라고 불리는 것들에 대해서 산모뿐 아니라 관리사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미 흔히 알려져 있는 육아템이 없으면 관리사들도 간혹 당황하는 보습을 보인다.


관리사와 만나는 첫날에는 관리사가 신생아를 케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궁금한 것이 생기면 바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관리사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다양한 노하우에 대한 정보를 획득해야 한다.




신생아가 딸꾹질을 하는 경우에는 트림시키는 자세와 동일하게 한 후 등을 쓰담쓰담해주면 점점 딸꾹질이 잦아든다. 신생아 때에는 엉덩이에서 나는 소리에 민감해야 한다. 만약 수유하는데 자꾸 겉돌거나 빨지 않으면 아직 대변을 보지 않아서 그럴 수 있다. 부분목욕은 물 온도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씻기는 물 전용 통, 헹구는 물 전용 통 이렇게 준비하고 온도는 씻기는 물은 37~38도, 헹구는 물은 40도로 한다.


전체목욕은 탯줄이 떨어지면 실시하고 그전까지는 부분목욕을 하는데, 최대한 탯줄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분목욕의 시간은 신생아의 경우 체온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가재수건으로 물을 묻히고, 가장 처음 눈을 안에서 바깥쪽으로 닦아준다. 그리고 얼굴을 닦아주고, 머리는 물로 적셔주는 수준으로 감겨주고, 목과 가슴 부분을 닦아준다. 그리고 헹구는 물로 엉덩이와 하체를 닦아준다.


목욕이 다 되면, 기저귀 갈이대로 옮겨서 전체적으로 물기를 닦아주고 수딩젤이나 크림을 바르고 빠르게 배냇저고리를 입힌다. 체온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해야 한다.


목욕까지 하고 나면 신생아는 어느 정도 안정화 시기에 들어간다. 모유를 먹을 때까지 잠만 자기 때문에 실내 온도와 기저귀 상태 위주로 확인하면 된다.




참 사람마음은 이상스러운 것 같다. 낮 시간 동안 우리에게 엄청난 의지가 되어주는 관리사의 퇴근시간이 어느 순간부터는 너무 기다려지기 때문이다. 왜일까? 아무래도 신생아 케어하는 법을 조금 배웠다고 나름 주도적으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


매일 17시 30분, 관리사가 퇴근한 후에는 바로 모유수유를 하게 된다. 모유수유를 시작하면 동시에 유축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내를 위한 식사준비를 했다. 아내가 햄계란구이를 먹고 싶다고 해서 바로 즉석에서 스팸과 계란으로 요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같이 밥을 먹었다. 고맙게도 우리의 만촌이는 조용히 잠을 자 주었다.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나니 시간은 벌써 저녁 21시이다. 유축시간이다. 유축을 하고, 만촌이를 깨워 모유수유를 시작했다. 젖을 잘 물지 않아 만촌이는 우리와 실랑이를 벌였다. 실랑이하는 시간이 너무 시간이 길어져서 하는 수없이 유축해 놓은 모유를 먹였다. 다행히 모유는 한 번에 80ml씩 유축이 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먹일 수 있는 양이었다. 밥을 먹이고 침대에 눕혀서 재우려는데 만촌이에게서 처음 보는 증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몸을 왜 부들부들 떨지?


만촌이가 몸을 갑자기 떨기 시작했다. '추워서 그런가? 아니면 다른 증상인가?'.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지만 만족할만한 답을 찾지 못했다. 바로 산부인과 신생아실로 전화를 했다. 일시적인 현상이면 괜찮다고 한다. 다행이다. 만촌이는 정말 일시적으로 몸을 떨었다. 감사하다.

그래도 근시일 내에 소아과에 한번 가서 물어봐야겠다.


자정이 돼서야 만촌이는 편안하게 잠을 자는 듯 보였다. 그래서 집안의 불을 모두 끄고 최소한의 등불만 밝혔다. 머릿속에는 새벽 2시~3시 정도에 울면서 밥 달라고 할 것이라 생각하고 만촌이를 머리맡에 두고 나도 침대에 누웠다. 이렇게 만촌이와 우리 집에서의 첫날밤이 저물어가는 것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만촌이가 눈을 깜박 깜빡이기 시작했다.     


다행이었다. 눈을 잠시 깜박이더니 이내 잠이 들었다. 나도 아내도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웃었다. 사랑한다고, 대단하다고 속삭였다.

 

아내도 이어서 잠이 들었다. 나도 잠이 들었다. 그리고 한 시간마다 쪽잠을 잤다. 왜 육아 선배들이 쪽잠을 잔다고 하는지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몇 시간마다 분유 주고 기저귀 갈아주는 일 때문이 아니었다. 온 신경이 아기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깊은 잠이 들이 못하고 한두 시간마다 깨서 습관적으로 아기침대를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이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살짝은 공감이 될 것 같다. 나름, 해외주식 패턴에 익숙해져 있어서 쪽잠을 자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 회로를 돌려본다.


쪽잠을 자기는 했지만, 감사하게도 만촌이는 새벽 4시까지 아주 잘 자고있었다. 새벽 4시에 끙끙대길래 기저귀를 확인해 보니 대변을 봐 놓았다. 바로 기저귀를 갈아주는데 아내가 잠에서 깨어났다. 그래서 바로 모유수유를 시작했다. 모유수유가 끝날 때쯤 또 한 번의 대변을 보았다. 대변이 아직 초록색인 것 보니 아직 황달기운이 남아 있다보다.     


다시 만촌이를 재웠다. 비로소 만촌이와의 첫날밤이 마무리가 되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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