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딸이 생겼다
아기를 집으로 데려온 첫날이 다이내믹하게 지나갔다.
그리고 2일 차, 이제부터 본격적인 육아의 삶이 시작되었다.
육아 2일 차
육아 2일 차부터는 우리 딸의 태명인 만촌이 대신 이름을 불러주기 시작했다. 딸의 이름은 바로 김해도. 이름의 뜻은 '무한한 행복'이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한자어로 지으려고 했지만 어떤 느낌이 들어서인지 몰라도 우리 부부에게 의미 있는 이름을 딸에게 지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한글과 영어, 산스크리트어(인도 고대어)를 가지고 이름을 짓기로 했다. 한글인 '김', 행복을 뜻하는 영어단어 HAPPINESS의 '해', 영원함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दोरी의 '도', 그래서 '김해도'를 우리 딸의 이름으로 최종 결정했다.
해도는 오늘 처음으로 엄마의 모유를 20분 동안 멈춤 없이 빨았다. 역사적인 날이 아닐 수 없다. 그러고 나서는 해도의 먹고, 싸고, 자고의 무한 반복이 시작되었다. 3~4시간 단위로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매 순간 조금씩 성장하는 해도를 보고 있으면 정말이지 신기할 따름이다. 근데, 왜 해도는 얼굴이 자꾸 노랗게 되는 거지?
육아 3일 차
우리는 해도를 데리고 소아과 진료를 보기로 했다. 어제부터 얼굴이 노래지는 해도가 걱정스러워서이다. 최근 소아과 대란이라고 할 만큼 소아과 진료가 어렵다는 뉴스가 있어서 정말이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참으로 신기했다. 굳이 알람을 맞추어 놓지 않아도 몸이 자동으로 반응하고 아침 일찍 깨어난 것이다. 이것이 육아의 힘인가 싶었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해도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걱정이었다. 어제보다 더 노래진 것 같다. 얼굴이 자꾸 노래지는 현상이 마치 황달기를 연상케 했지만 굳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단순한 현상이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서둘러 나갈 채비를 마치고 소아과로 향했다.
다행히 소아과에는 그리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았다. 그래서 금방 소아과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 하나하나 새겨듣게 되었다. 이렇게 집중력이 향상된 순간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해도는 황달기가 있어 보였다. 다만 그 수치가 걱정할 수치는 아니었지만, 첫 아이를 가지고 있는 부부에게는 그런 수치는 전혀 의미가 없었다.
육아 4일 차
해도의 배꼽 탯줄이 탈락한 덕에 오늘 첫 통목욕을 했다. 머리를 감기고 37도 되는 물에 몸을 살짝 담가 손과 발, 구석구석을 닦아주었다. ‘목욕은 항상 10분 이내!’를 지키기 위해 재빨리 가운 위로 옮겨서 꼼꼼히 물기를 제거해 주었다. 내 몸에는 바르지 않아도 해도 몸에는 향기로운 바디크림을 아낌없이 발라주었다. 그리고 배냇저고리와 속싸개를 입혀주고 첫 통목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아무래도 해도는 엄마와 아빠를 닮아 물을 좋아하는 것 같다.
육아 5일 차
두둥. 오늘은 매우 기쁘면서도 설레는 날이다. 그 이유는 바로 내 가족증명서에 내 딸을 추가시키는 날이기 때문이다. 출생신고. 말로만 듣던 출생신고를 우리도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모든 서류들을 지참하고 주민센터(동사무소)로 향했다.
김해도. 정식으로 우리 딸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등록을 했다. 출생신고서를 작성하고 제출 후 처리가 되는 동안 묘한 감정이 들었다. 이제 내 가족관계증명서에 김해도, 내 딸이 포함되겠구나.
출생신고서의 아버지와 어머니 칸을 적을 때에도 매우 어색함을 느꼈다. 항상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을 적었었지만, 지금의 출생신고서의 아버지의 이름은 나의 이름이고, 어머니의 이름은 나의 아내의 이름이다. 그렇다. 우리 부부는 오늘부로 한 가정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된 것이다. 막중한 책임감과 앞으로의 기대감이 동시에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