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수정이는 얼마 전부터 은주랑 친구가 되었습니다.
같은 반 친구인 은주는 뽀얀 피부에 눈이 되게 크고
긴 파마머리를 하고 있어요.
수정이는 은주를 볼 때마다 예쁜 인형 같다고 생각했어요.
하루는 은주가 연두 빛깔이 나는 반지를 끼고서
학교에 왔어요. 엄마가 주신 거래요.
장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동그랗기만 한 반지인데
은주의 하얀 손가락에 끼워져 있어서인지
수정이의 눈에는 반지가 너무너무 예뻐 보였어요.
은주가 끼고 있는 반지는 엄마가 전에 말해주었던
옥반지처럼 생겼지 뭐예요.
그 반지를 처음 봤을 때부터 수정이는 생각했었죠.
'나도 저런 게 있으면 좋겠다.'
수정이는 예쁜 은주의 손가락도 부러웠어요.
은주의 하얗고 긴 손가락을 볼 때마다
자기 손가락이 너무 못생겨 보여서
시무룩해지곤 했어요.
수정이에게는 연둣빛 반지가 특별해 보였죠.
그 반지를 끼면 자기도 손가락이 예뻐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는 물건이었어요.
어느 날 은주가 수정이네 집에 놀러 왔어요.
마침 집에 수정이 밖에 없었을 때라
둘은 이것저것 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았죠.
은주가 집에 가야 할 시간이 되었어요.
그때 일어서던 은주가 자기 손을 보더니
"어? 내 반지가 없어졌어."그러는 거예요.
"그 연두색 반지? 그걸 잃어버린 거야?
너네 집에다 두고 안 끼고 온 거 아니야?"
"아니야! 아까 손 씻을 때도 분명히 봤어."
"그러면 화장실에 있는 거 아닌가? 가보자."
수정이랑 은주는 화장실에도 가 보고
방이며 거실이며 여기저기 다 보고
책상 밑까지 들여다봤지만 반지는 보이지 않았어요.
열심히 찾아보던 은주는 할 수 없다는 듯이
그냥 집에 가겠다고 했어요.
너무 늦으면 엄마한테 혼난대요.
은주가 집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화장실에 간 사이에,
수정이는 우연히 쓰레기통 옆에서
연두색 반지를 발견했어요.
반지를 발견하고 기뻤지만 바로 그 순간,
수정이는 고민이 되기 시작했어요.
저 반지가 너무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은주는 반지를 잃어버린 줄 알고 있는데
그냥 돌려주지 말아 버릴까?'하고
9살 인생 최초로 아주 많이 고민을 했답니다.
연두색 반지만 끼면,
자기의 손가락도 예뻐질 것만 같은 부러움에
점점 반지를 갖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어요.
계속 모른척하고 있을까라고
마음이 왔다 갔다 했지만, 그래도 수정이는
있는 힘을 다해 은주를 불렀어요
"은주야! 찾았어. 연두색 반지 여기 있어."
"어? 정말이네. 찾아서 다행이야.
수정아 정말 고마워."
은주는 기뻐하는 얼굴로 반지를 끼고 돌아갔고
그 뒷모습을 보면서 수정이는 생각했어요.
"휴... 다행이다. 거짓말쟁이가 될 뻔했는데..."
예쁜 연두색 반지 때문에 하마터면 마음속에 있던
욕심쟁이 괴물이 수정이를 꼬실 뻔했지만
'그래도 잘 참아낸 스스로를 마음껏 칭찬해 주었답니다.
"아주 잘했어! 수정아!~~"
수정이는 자꾸만 기분이 좋아서 웃음이 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