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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오늘은 어느 병에 물방울을 떨어뜨렸나

by 고스란

자신의 행동, 말, 생각에 의해 만들어지는

악업의 에너지를 가벼이 보고

'나에게만은 그 과보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로도 마침내 물병은 채워집니다.


자신의 행동, 말, 생각에 의해 마음에 새겨지는

선한 업의 에너지를 가벼이 보고

어차피 좋은 일을 해도 그 과보가 돌아오지 않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다며 내팽개치지 마세요.

그 한 방울의 선한 마음이 쌓여 이윽고 물병을 가득 채웁니다.


법구경 121-122 중

<초역 부처의 말>, 코이케 류노스케




나만 그런 걸까.

내가 한 생각과 말과 행동 중 악한 것은 과소평가하고 선한 것은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범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안다.

어떤 말이나 행동이 악업이었는지 선업이었는지.


우린 밤에 누워 자기만의 심판을 받는다.

어떤 일이 있었냐고 묻는 심판관 앞에 펼쳐진 화면에는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주 크게 확대되어 가득 채워진다.

내가 한 말과 행동을 제 3자가 되어 반복 재생하여 본다.


심판관은 나를 조용히 쳐다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지만 심판관도 나도 안다.

심판의 물 한 방울이 내 머리 위 높이 매달린 여러 물병 중 한 물병에 똑 하고 떨어진다.

어떤 날은 서너 방울이 떨어지기도 한다.


크기가 다른 물병들을 자세히 보니 글자가 적혀 있다.

길(吉), 흉(凶), 화(禍), 복(福)

언젠가 끝까지 찬 물병의 물이 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것이다.

그게 언제인지 어떤 상황에서인지 나는 알 수가 없다.


확실한 건 오늘도 어떤 물병에 물방울을 더 채웠다는 것이다.


생각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라 하고

말과 행동은 하는 것이라 한다.


생각을 통제할 수 없니 어쩔 수 없는 건가 했으나

그 생각은 내가 보고, 듣고 행한 것으로 일으켜진다.


오늘, 내일, 하루하루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정해야 한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모두 내 탓이다.

그 말은 내 덕분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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