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막이 바람을 맞고 버티고 있다
힘을 잃고 포기하는 순간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맑고 투명하고 영롱하다
꿀렁거리며 몸을 흔든다
새로 만난 세상에 적응하느라 꽤나 힘들어 보인다
아주 잠깐의 적응기가 끝나자 제모습을 찾는다
둥글게 동글게 동그랗게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세상 구경을 한다
파란 하늘과 푸른 나무와 뛰노는 아이들
더 높이 올라가려는 찰나
한 점이 스치니 모든 것이 사라진다
이제야 실컷 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더 보고 싶은 곳이 많았는데
황홀해하던 그 눈빛이
파괴할 손짓이 될 줄 몰랐다
옆에 있던 작은 동그라미
혹시나 잡힐까 더 빨리 도망간다
악의 없는 웃음소리가 멀어져 갈 때쯤
저기서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