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안에서 발견한 보석
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남양주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작년 이맘때쯤 발견하여
울 가족이 툭하면 찾는 만만한(?) 장소이며
심심하면 맘편하게 가는 곳이다.
비가 많이 오거나,
날씨가 너무 덥거나 너무 춥거나,
극성수기여서 어디를 가도 치일 것 같거나,
편하게 바람이나 쐬고 오고 싶은데 딱히 갈 때가 없으면
항상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다.
쇼핑, 맛집, 아이들 놀이터, 아이들 도서관, 나무와 물과 돌 등의 자연을 볼 수 있는 곳 등
어느 하나, 누구 하나 놓치지 않게끔
만족스럽게 잘 만들어놓은 곳이다.
특히 수유맘들에게 최고! (유독 아기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함)
첫째 아이가 젖먹이 동생 때문에
집-유치원-집-유치원만 반복하게 하면서
알게 모르게 방치하는 것 같은 미안한 마음과,
나름 둘째맘이라 뭔가 여유가 있는 건지
수유텀이 조금 망가져도
잠 때를 조금 놓ㅊㅕ도
크게 개의치 않아할 줄 알게 되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완모(오로지 모유만 먹는 아기ㅡ.ㅡ)여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였음에도
수유실만 있는 곳이면 주말에 무작정 가족들을 다 끌고 나가려고 무진장 애썼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수유실 있는 장소를 많이 찾았고(생각보다 수유실이 이렇게 많은지조차 몰랐음)
그 중 남양주 현대아울렛은 그야말로 최고의 수유실이면서
책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첫째에게도,
운동화와 청바지를 매우 좋아하는 남편에게도
옷 좋아하는 나에게도(그동안은 수유실만 있어도 땡큐 ㅋ)
누구 하나 소홀하지 않게 만족시켜주는 곳이어서
정말 많이 다녀왔고, 지금도 잘 다니는 곳이다.
서늘하면서 따듯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
깜깜한 밤 하늘 아래,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조명들이
자연과 어우러져진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져서
한참을 말없이 바라봤다.
대단한 자연을 본것도 아니고
훌륭하고 멋진 명소를 간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는 별것도 아닌 그냥 '꾸며놓은' 자연이고 공원일 수도 있겠지만
내 눈 앞에 놓여진 이 작은 아름다움을
편안하게 내 아이들과 함께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첫째 아이때는
기질상 워낙 예민하고 까다롭고 요구가 많아서 (이 아이도 분유를 한 방울도 안 먹었다는 사실 ㅋ)
그에 민감하게 맞춰 생활하느라
거의 두 돌까지도 아이를 놔두고 혼자 외출을 나간다거나
쇼핑몰에 가서 쇼핑을 하는
'여유'는
사치조차도 아닌 그냥 불가능이었었고,
그걸 당연하게, 매우 당연하게 여기며
힘들고 버거운 건 당연하게 견디고 버티어야 한다고만 생각했었다.
둘째 아이를 두돌 조금 안되게 키워놓은 지금은
첫째아이 두돌 때와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달려져 있다.
외적인 변화로는,
가족들과의 외출도 많이 하고,
쇼핑도 하고,
힘들면 배달도 시켜먹고,
제한적인 시간이지만 일도 하고 있고,
돈도 벌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히 하고 있던 것이겠지만, 그 당시 나에겐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것)
내적인 변화로는,
당연하게 감내하고 감당하던 것들을 나눠서 하는 걸 알게 되었고,
누군가에게 요청할 줄도 알게 되었으며,
때로는 내려놓을 만한 여유도 생겼고,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되었고,
나의 현 상태에 대한 자각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나의 미래를 구상하고 싶다는 꿈과 의지가 생겼고,
의존적이지 않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고싶다는 마인드가 생겼고,
갈등을 회피하는 것이 아닌 적절한 방법으로 갈등에 맞서는 용기가 생겼고,
내 생각과 의견을 편안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 많아졌으며,
관계에 연연하지 않는 삶으로의 결심을 하게 되었고,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어쩌면 그 초입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이건 진정한 변화임에 틀림없다.
사람은 변한다.
사람은 정말 변한다.
아직도 과정 중에 있기는 하지만
나는 나를 변화하는 과정을 잘 이끌고 만들어가면서
언젠가는 증명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좋은 방식을 찾아
꼭 전달하고 싶다.
이게 내가 지금껏 살아온 삶의 이유였고,
그래서 나는 내 그동안의 모든 삶을 사랑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