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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한 청개구리, 차이를 인식하다.

새로운 직장으로의 첫 출근길,


나는 다시 한번 감탄했다.


'와.. 길이 이렇게 넓은데 차가 없네?'


크게 뻗은 대로,

막힘없이 다니는 차들,

5km 거리를 1시간씩 다니던

지난날들과 비교했을 때,

너무나 쾌적한 환경이였다.


그렇게 도착한 회사에서,

넓고 여유있는 주차장에 한번 더 만족하고,

회사 건물로 들어갔다.


1층에서 로비에서 간단한 안내를 받은 후,

2층 사무실 공간에 들어섰을 때,


넓은 스마트 오피스 공간이

나를 반겨주었다.


때 마침 코로나가 가장 기승을 부렸던

시기였던터라

재택근무가 한창 시행되고 있었고,

그 덕분에 그 공간이

더욱 여유롭게 느껴졌다.


퇴근길도 출근길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심할 경우 회사 주차장을

빠져나가는데에만 몇십분이 소요되었던,

지난날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나중에 들은 사실이지만,

계속 이 지역에 사셨던 분들은

나와는 조금 의견이 달랐다.


차가 너무 막힌다고,

요새 차가 너무 많아진거 같다고

짜증을 표현하셨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인식,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

다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교통체증이 거의 없었던 상황을

겪어오셨던 분들에게는,


현재의 교통상황 정도만 되어도,

교통체증이 심하다고 느끼지만,

더욱 심한 교통체증 속에서 살았던

나에게 있어서는,


이 정도의 교통상황은

너무나 쾌적한 환경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개개인의 경험에서 바탕되는

인식의 차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그렇다.

똑같은 현상을 접하더라도,


그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천국처럼 느껴질 수도,

지옥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그 현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지금까지 그 사람이 쌓아왔던

경험, 지식, 환경 등 여러요소에 따라

크게 좌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항상 의견이 일치될 수는 없고,

논쟁, 다툼등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사람들은 흔히 이런 조언을

많이 하고는 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


그런데 말로 하는 것은 쉽고,

이렇게 쉽게 글로 적어내고 있지만,


'인정'이라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내가 제일 못하는 것 중 하나도

'인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굳이 내 감정을, 이해심을 소모해가면서

'인정'이라는 행위를 하려고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상대방을 설득해야만 하는

협상의 자리라면 또 모르겠지만,


일상생활중에서는

차라리 '무시'라는 방법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돌이켜보면 나도,

주변 사람들과 의견차이가 발생했을 때,

다름을 '인정' 하는 척 했지만,

실제로는 '무시'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손바닥이 맞닿아야 박수소리가 나듯이,

대립되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감정소모가 발생하지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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